2024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 하반기에 들어섰다. 연초 부동산 시장 장밋빛 상승을 기대했거나, 하락론에 의해 내집마련 등 계획을 미루고 있었거나 어쨌든 절반의 시간은 지나온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미래예측에 대해 극단적인 시각이 많은 시장이다. 오랜기간 동안 꾸준한 상승에 의한 경험치 누적으로 '대세상승'을 예측하거나, 이미 너무 오른 시장이라는 전제로 한 '폭락론'으로 양분되기 때문이다.
시장 상승론 예측 기본구조는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본원통화 발행에 따른 인플레이션 발생, 통화승수와 신용창조로 이어지는 M2(시중에 풀린 현금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 증가를 기준으로 총통화량 증가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 등이다. 실물 가치 상승을 기반으로 1970년에 100원이었던 자장면 값 상승이나, 2000년에 1865원이었던 최저시급 상승 등 직관적인 비유도 가능하다.
이러한 시장 상승 예측을 바탕으로 부동산 시장에도 다양한 조언이 오간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고금리였던 시기에서 금리하락이 점쳐지는 만큼, 대출시장 부담이 줄어들고 시장의 공급물량 제한 등 상승 요인을 기반으로 내집마련 시기를 당기라는 식이다.
반면 하락론과 여기서 더 나아간 폭락론 역시 탄탄한 근거를 바탕으로 반대 조언을 한다. 이미 높은 상승 반영으로 현재 평가 자체가 너무 비싸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아직은 금리가 높고, 인구가 줄어 실수요자들이 급감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원자재 인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 전세사기 등에 비해 회수 자금 부족 등 위험성이 꾸준히 대두되고 있다.
부동산 상승론과 하락론은 어느쪽이건 각각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주장하고 있어 일견 타당한 의견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는 가장 중요한 '지역'이 빠졌다. 필자가 강의시 상승론과 하락론을 주장하는 수강생들에게 자주 되묻는 질문 역시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 부동산에 대한 전망을 말하는가'이다.
부동산은 전체시장의 동시기적인 상승과 하락을 논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하고 광범위한 시장이다. 2022년 국민대차대조표 자료를 보면 2022년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 구성 중 주택부분이 5728조원으로 51.0%를 차지했다. 23.6%에 해당하는 2651조원의 주택 이외 부동산을 포함하면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이 가계 순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4.6%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인 주식장에서조차 2024년 하반기 주식장 상승·하락 여부는 주제별로 토의하게 된다. 정보통신기술, 금융, 헬스케어, 자유 및 경기 소비재, 산업재, 통신 서비스, 필수 소비재, 에너지, 부동산, 소재, 유틸리티 등 섹터별로 나눠 예상하는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부동산은 지역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는 상태에서 심리적인 기대감으로만 접근해 예측 결과가 공유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역시 지역별로 다른 예측을 시도해야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같은 광역시라도 인구소멸위험단계 경고를 받은 부산시와 인구수가 늘어나고 있는 인천시는 추론을 달리해야한다. 원자재 상승에 따른 신규분양이나 재건축이 어려워짐은 동일하게 적용되지만, 압구정과 목동 등 상급지는 신고가가 발생하는 반면 사업성과 분담금 여력에서 밀리는 하급지는 하락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것 역시 같은 이치로 좁은 서울지역 부동산에서도 많은 차이가 생긴다.
결국 부동산이라는 이름자체에서 알 수 있듯 부동산 시장은 위치가 기준이고, 기타 변수에 따른 등락을 적용받는것이 당연한 땅값이 가장 중요한 판단요소이다. 인구, 교육, 직장, 개발계획 등을 포함한 인프라와 금리, 공급량, 정책, 대출여력, 심리까지 전체가 기타변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지역선정이 우선 되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하락론은 무주택자의 꿈과 희망을 콘텐츠 수입으로 바꾸게 되고, 무조건적인 상승론은 리스크 관리에 취약하다. 지역을 먼저 선정하고, 시장에서 줄타기를 해야한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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