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탄소 저감기술을 북미 최대 글로벌 엔지니어링 회사에 이전하는 쾌거를 거뒀다. 화학 공정기술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하며, 'K-머신' 도약 주춧돌을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켈로그 브라운&루트(KBR)와 'CPOx'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KBR는 화학·에너지 산업 등의 엔지니어링, 조달, 건설(EPC) 및 서비스 분야 글로벌 기업이다. 우리나라 대부분 정유·석유화학 플랜트가 KBR의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받고 있다.
KBR에 이전한 CPOx 기술은 촉매 부분 산화 기술로, 촉매방식 나프타분해설비(NCC) 공정 촉매재생기 연료 다변화를 통한 이산화탄소(CO₂) 저감 기술이다.
류석현 원장은 헨릭 라슨 KBR 부회장(청정 암모니아·수소 글로벌 부문장) 등 핵심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휴스턴 KBR 본사에서 기술이전 협약을 맺었다. 이전 기술 적용처 확대와 향후 협력 분야 확장 가능성을 폭넓게 협의했다.
기존 KBR 촉매방식 NCC 공정인 'K-COT 공정'은 열원으로 메탄을 공급할 때 촉매가 없는 상단에서 연소되는 이상연소(애프터 번) 문제가 발생했다. 메탄 사용이 불가능했다.
반면에 이대훈·조성권 기계연 자율제조연구소 반도체장비연구센터 책임연구원팀이 처음 고안한 CPOx 기술은 촉매방식 NCC 공정 촉매 재생기에 연료유 대신 공정 부생가스인 메탄을 열원으로 공급해 CO₂ 배출을 줄인다.
K-COT 공정에서 메탄을 촉매에 반응시켜 일산화탄소(CO)와 수소(H₂)로 분해하고, 촉매 재생기로 공급한다. 이 기술로 이상연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기초 원료물질인 올레핀 생산 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
류석현 원장은 “탄소 배출이 기업 경쟁력을 위협하는 가운데, KBR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 기계연의 독자 기술로 탄소 배출 저감 관련 기술이전 성과를 이뤘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기계연 미래를 선도하는 우수 기술이 글로벌 산업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CPOx 기술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에너지 및 화학 원료 확보를 위한 대형 융합 플랜트 기술(주관 화학연,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한편 류석현 원장과 연구진은 KBR 기술이전 체결식에 앞선 24~26일 미국 보스턴 하버드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매사추세츠공대(MIT), 미국 메릴랜드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등을 방문했다.
연구진은 △현장형 면역진단 △차세대 고해상도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양자 기술 표준화 및 나노 분야 등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글로벌산업기술협력센터(GITCC) 및 산업기술국제협력지원단(NCC) 사업 등을 통한 긴밀한 국제공동연구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27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최·주관한 '제3회 한-미 첨단산업기술협력포럼'에 참석해 MIT 등과 공동 포럼을 개최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