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 '디지털정부' 모델을 4개국에 공적개발원조(ODA)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 한편, 국내 디지털 기업의 해외 진출을 높이는 발판으로 삼으려는 복안이다.
행정안전부는 △에티오피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잔지바르 자치령 등에 디지털정부 모델을 수출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국에서 도입을 원하는 디지털정부 사업에 맞춰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에티오피아는 주소정보체계 현대화를, 우즈베키스탄은 예금보험금 지급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베트남과 잔지바르 자치령은 각각 온비드(공매 포털), 토지등록체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전 작업은 해당국 경제·사회 환경과 디지털정부 사업 업무 현황을 분석하고, 목표 모델과 로드맵을 수립하는데 방점이 찍혔다.
에티오피아 주소정보체계 현대화 사업은 주소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추정 사업비와 기대효과를 산출한다. 이를 위해 국가주소정보시스템 목표 모델을 수립하고 주소정보기본도 및 운영시스템 설계 방안을 수립한다.
우즈베키스탄 예금보험금 지급시스템 사업은 금융 법·제도와 비대면 본인인증 등 금융환경을 분석하고 현지 정보화 요구사항에 걸맞은 전략을 수립한다.
베트남 온비드 사업은 부실 채권 관련 법·제도 등을 조사·분석하고 온라인 플랫폼 목표 모델을 설계한다.
잔지바르 자치령 토지등록체계 사업은 토지정책 현황을 분석하고 요구사항을 분석해서 목표 모델을 수립한다.
정부는 4개국에 디지털정부 모델이 수출되도록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국토부 등과 협력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정부 시스템을 보유한 국내 수출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가 확대되도록 할 전략이다.
우리나라 디지털정부 모델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시행한 2023년도 국제 디지털정부 평가에서 2019년도에 이어 2회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ODA를 포함한 디지털정부 수출 확대는 국격을 높이는 기회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9개국을 초청해서 '디지털정부 정책관리자 과정'을 진행하는 등 디지털정부 수출 확대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이 과정에 참여한 에티오피아와 우즈베키스탄 2개국은 이번 수출 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국내 디지털 기술 기업의 수출 활로를 넓히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 합동 디지털 수출개척단'을 구성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 차관을 단장으로 30개 기업이 참여한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확대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디지털정부 모델은 국제 사회에서 가장 우수한 시스템으로 평가 받고 있고, 특히 ODA는 국가 간 (정보기술) 편차 해소에 이바지한다”면서 “국격을 높여 국내 디지털 기업이 해외에 적극 진출하도록 이끌겠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에티오피아·우즈벡·베트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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