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시행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는 '킬러문항'이 빠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어와 영어, 수학이 모두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1등급 비율이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평가원은 1일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1등급 학생 비율은 1.47%에 그쳤다. 지난해 수능도 어려운 편해 속해 1등급 비율이 4.71%에 그쳤는데 6월 모의평가는 더 어려웠던 셈이다.
80점 이상을 받은 2등급 수험생 역시 8.0%로 나타났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된 것은 경쟁을 완화해 사교육을 줄이고 말하기, 쓰기 등 균형 있는 학습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오히려 1등급 비중이 줄어들면서 절대평가 전환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미영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출제진의 예상과 킬러 문항 배제 이후 출제 경향에 대한 학생의 적응도, 이번 고3 학생들 간의 학력 수준 간에 간극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 취지에 맞는 적정 수준의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출제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N수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문제를 어렵게 출제했으나 실제 N수생 유입이 적어 난이도 예측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N수생 비율은 항상 고민하지만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이를 고려해 난이도를 강화하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학원가에서는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 이유로 킬러문항 배제로 초고난도 문항이 줄면서 중고난도 문항이 전체적으로 늘어난 점을 꼽았다. 중고난도 문항에 시간을 배분하면서 전체적인 시간 배분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킬러문항이 없었음에도 중난도 문항에서 곤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학습이 완전하지 않은 시기인 6월이라는 점도 영어 성취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상대평가인 국어 영역과 수학 영역도 어려웠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운 것으로 꼽히는 지난해 수능(150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83명이었고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등급 컷은 132점으로 작년 수능(133점)과 비슷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으로 작년 수능(148점)보다 4점 올랐다. 1등급 컷도 작년보다 2점 오른 133점이었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모든 영역을 만점 받은 수험생은 6명으로 집계됐다. 평가원은 6월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9월 모의평가와 수능 출제 난이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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