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올해 상반기 수출이 지난해 보다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제 관심은 하반기로 쏠린다. 정부가 올해 수출 목표로 제시한 7000억 달러 달성 여부가 남은 6개월 성적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상반기 실적은 올해 목표치의 47.8%에 해당한다.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높은 실적을 올려야 하지만 하반기에 더 늘어나는 한국 수출 특성상 목표를 채울 여력도 충분하다.
전반기 전체 수출 실적 개선을 주도한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요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호재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서버 중심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도 하이브리드차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를 포함한 IT 상품은 '상고하고'가 전망되고 한국의 주력 시장인 미국, 중국, 아세안 역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돼 한국 수출 여건이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수출이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증가하는 구조고, 일평균수출액이 25억달러 정도인데 하반기가 상반기보다는 조업일수가 4.5일 정도 많아 100억달러 이상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1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 기업의 63.2%는 작년 동기 대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박(100.0%) △석유화학(75.0%) △바이오헬스(72.7%) △자동차부품(70.0%) △전기·전자(68.3%) △일반기계(54.5%) △자동차(50.0%) 분야 절반 이상의 기업이 하반기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 기업은 '업황 개선으로 인한 수요 증가'(35.4%), '신기술 개발 등 제품경쟁력 강화'(15.6%) 등을 수출 증가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응답 기업의 열 곳 중 여덟 곳(79.0%)은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작년 하반기와 비슷(50.0%)하거나, 악화(29.0%)할 것으로 봤다. '원유, 광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38.7%), '수출단가 인하'(22.7%),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13.6%)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올해 하반기 수출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로는 △원부자재 단가 상승(29.0%) △글로벌 저성장 추세로 인한 수요 회복 지연(27.6%)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및 중동 분쟁 확대(15.1%) 등을 지목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수출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등의 호조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둔화, 환율 불안정, 반도체 경쟁 심화,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선거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법과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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