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면역이물반응 완화·장기간 성능 유지 '생체 이식형 전극' 개발

항산화능이 도입된 폴리피롤헤민-헤파린 전극의 모식도.
항산화능이 도입된 폴리피롤헤민-헤파린 전극의 모식도.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이재영·태기융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공동으로 의료용 전자기기를 몸 안에 이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염증성 반응을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장기간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고성능 생체전극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체내 이식형 생체전극은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심전도·뇌전도 등 생체 신호를 기록하거나 근육·신경 등에 전기적 자극을 가하는 의료용 전자소자의 핵심 부품이다. 체내 이식 소재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면역이물반응은 이식 생체전극 주변에 두꺼운 상처조직을 형성해 전기 신호의 전달을 방해하며 전극의 성능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면역이물반응을 줄이기 위해 인체 내에서 발생하는 염증을 총괄하는 대식세포의 반응 조절에 초점을 맞춘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왔다.

활성산소 제거 효율 평가 및 세포 내 활성산소 농도 감소 효과 확인.
활성산소 제거 효율 평가 및 세포 내 활성산소 농도 감소 효과 확인.

연구팀은 이식물 주변에 축적되는 산화 스트레스가 대식세포의 염증성 반응을 촉발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에 기반해 강력한 항산화능을 갖는 생체전극 개발에 착수했다. 친수성을 갖는 생체 고분자인 헤파린에 헤민을 화학적 결합으로 접합해 합성한 헤민-헤파린 접합체를 도입했다. 합성한 헤민-헤파린 접합체는 물에 쉽게 녹는 특성을 보여 전기전도성 고분자인 폴리피롤 박막에 도판트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렇게 개발한 폴리피롤 생체전극은 체내 존재하는 항산화 효소인 카탈레이즈 및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테이즈와 같은 기작의 항산화 효능을 보였다. 대표적 활성산소종인 과산화수소와 초과산화물음이온을 효과적으로 제거했다. 폴리피롤/헤민-헤파린 전극 위에서 대식세포를 배양한 결과, 대식세포 내부 활성산소종의 양은 금 전극 대비 27%로 감소하고 그에 따른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생성은 9%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물면역반응의 효과적 완화 및 장기 안정적 심전도 기록 성능 확보.
이물면역반응의 효과적 완화 및 장기 안정적 심전도 기록 성능 확보.

연구팀이 생체전극을 마우스 실험모델의 피하에 이식한 결과, 대식세포가 염증성 표현형으로 분극한 비율은 금 전극 대비 80%로 감소했다. 전극 주변에 형성된 상처조직의 두께가 53%로 줄었으며, 20일간 신호 민감도의 손실 없는 높은 신호 민감도를 유지하며 실시간 심전도 신호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재영 교수는 “항산화능을 도입하여 생체전극의 성능 지속력을 개선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이식형 전자의료기기에 적용 가능한 높은 범용성을 지닌다”며 “향후 체내 안전성 및 안정성 강화를 위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교수가 공동 지도하고 이상훈 박사와 민기윤 박사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재료공학 및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최근 게재됐다.

왼쪽부터 이재영 교수, 태기융 교수, 이상훈 박사, 민기윤 박사.
왼쪽부터 이재영 교수, 태기융 교수, 이상훈 박사, 민기윤 박사.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