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카드·간편결제 수수료는 인하...손 놓은 대형 커머스·외국계 플랫폼 수수료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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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명목으로 간편결제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가맹점 세부 수수료 부담 내역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가맹점 근본 부담 요인으로 꼽히는 대형 커머스와 외국계 플랫폼 수수료에 대한 해결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간편결제 업계는 가맹점 부담 수수료 내역 파악이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간한 '가맹점이 부담하는 종합적인 수수료 실태 파악의 필요성' 보고서에서도 소상공인부담 경감을 위해 입점 수수료 등 종합적인 수수료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유형의 수수료 중 광고, 입점, 애플리케이션 이용, 중개 등 다양한 수수료 내역 파악이 미흡해 실질 수수료에 대한 분석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종합 수수료에 대한 논의 없이 간편결제 수수료 일괄 규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맹점이 부담하는 총수수료 수준 및 세부 내역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핀셋 규제 방식의 수수료 조정도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형 커머스, 외국계 플랫폼과의 역차별도 지적한다. 한국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건 오히려 쿠팡, 배민 등 대형 커머스와 외국계 플랫폼들이 가져가는 각종 명목 수수료인데, 국내 카드사와 간편결제사에 규제만 강화한다는 것이다.

국내 간편결제사는 3년마다 카드사 결제수수료 적격성 심사에 맞춰 수수료를 인하하고 공시한다. 카드사 인하 주기에 맞춰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국내 간편결제사들도 2021년 2.02% 수준이던 선불결제 수수료율을 3년 새 0.29%포인트(P) 인하했다.

간편결제사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 커머스 입점 수수료 등등 일명 부가 서비스 수수료가 소상공인에게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는게 현실인데, 이를 외면하고 결제사에게만 규제를 강화하는 건 엄연한 역차별이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쿠팡이츠 가맹점 '스마트 요금제' 이용 시 앱 이용 수수료만 전체 매출의 9.8%다. 결제수수료 3%와 부가세를 더하면 쿠팡이츠는 기본 수수료만 14%를 넘는다. 배달의민족 가맹점도 '배민1플러스 요금제' 이용 시 중개 수수료로 전체 매출의 6.8%다. 업주 부담 배달비 최대 3300원으로 결제 수수료 최대 3%를 부담해야 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3조4155억원, 영업이익 약 7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중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은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지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3년마다 결제수수료 적격성 심사로 수수료를 인하하고, 간편결제사도 이에 맞춰 수수료를 인하하고 공시하고 있다”면서 “일부 대형 커머스, 외국계 플랫폼이 소상공인에 대한 약한 규제를 받고 있어 국내 기업 역차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