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도하은행에서 한국에서 철수했다. 200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15년여만이다. 앞서 외국계 은행 지점들이 한국 시장을 빠져나간데 이어 사전 수요조사를 위해 한국에 진출한 사무소까지 한국을 떠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광화문빌딩에 위치한 카타르 도하은행은 지난 5월 30일을 끝으로 서울사무소를 폐쇄하고 한국 시장을 떠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타르 도하은행이 지난달 30일부로 서울사무소를 폐쇄했다는 보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도하은행 국내사무소는 2008년 서울에 설치된 이후 15년여간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정보수집, 한국과 카타르 간 천연가스 수출입금융, 한국 건설사의 프로젝트 이행보증, 본점과 연락망 역할 등을 해왔다. 도하은행은 카타르 내 3위 규모 국제 상업은행이다. 카타르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인도에 지점을 두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총 11개국에 현지사무소를 두고 있다.
도하은행의 철수는 카타르 본사 차원의 아시아 진출 전략 변화에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걸프타임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하은행은 최근 들어 필리핀, 방글라데시, 네팔 등지를 중심으로 아시아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중국, 일본 시장을 꾸준히 강조하면서도 한국 시장에 대한 언급은 감춘지 오래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중동계 은행이 국내에서 사업을 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국내에 지점을 설치한 34개 외국은행 가운데 중동계 은행은 이란 멜라트 은행이 유일하다. 사우디의 내셔날커머어셜뱅크, 요르단의 아랍은행, UAE의 퍼스트걸프뱅크는 현지사무소만 설치해둔 채 수년째 지점 전환 소식이 없다. 중동계 자금의 국내 비즈니스가 녹록치 않단 의미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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