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수능최저)'이다. 실제 많은 학생이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수시에서 불합격하는 사례도 많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와 수능최저 중요성에 대해 분석해 봤다.
수능최저는 지원 자격의 의미를 갖는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학생부, 면접, 논술 점수가 아무리 우수해도 불합격이다. 수시 지원에 있어 수능최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다.
그럼에도 매년 수능 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한다. 예컨대 고려대의 경우 2024학년도 전형 결과를 보면 679명을 모집하는 학교추천전형에 6998명이 지원해 10.31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고대가 발표한 학교추천전형의 수능최저 충족 비율은 57%로 절반이 조금 넘는 수치다. 최초 6998명 중 3989명만이 수능최저를 통과했다. 실질 경쟁률을 계산하면 5.84대 1이다. 수능최저를 충족하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서강대 2024학년도 논술전형 결과에 따르면,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3명을 선발하는데 594명이 지원해 1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실질 경쟁률은 77대 1로, 전체 지원자의 절반 이하만 수능 최저를 충족했다. 경희대의 2024학년도 지역균형발전 결과를 보면, 미디어학과는 13명을 선발하는데 86명이 지원했다. 그 중 수능 최저를 충족한 인원은 66명이다.
즉,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있는 전형에 지원한 모든 학생이 수능 최저를 충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초 경쟁률과 실질 경쟁률 간에 차이가 발생한다.
2025학년도 수시 모집부터 서울 주요 대학 중 연세대와 한양대는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학교추천전형에 수능최저를 신설했다. 수시 수능최저는 변화만으로도 수시 지원 및 합격선에 영향을 미친다. 수능 최저가 없었다가 신설된 경우 지원자 집단에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 특성상 전년도까지의 입학 결과가 중요한 지원 검토 기준이지만, 수능 최저가 신설된 2025학년도부터는 수능 최저 충족 가능 여부 또한 지원 시 고려해야 한다.
연세대는 2025학년도부터 학생부교과(추천형) 전형에 인문 계열은 '국·수·탐 중 2개 등급합 4 이내, 영어 3등급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의 수능최저를 적용하며, 국어 또는 수학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자연 계열은 '국·수·과 중 2개 등급합 5 이내, 영어 3등급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의 수능최저를 적용하며, 수학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의예·치의예·약학은 '국·수·과 중 1등급 2개 이상, 영어 3등급 이내, 한국사 4등급 이내'의 기준이 있다.
한양대는 학생부교과(추천형)전형과 학생부종합(추천형) 전형을 신설했다. 학생부교과(추천형)은 계열 구분 없이 '국·수·영·탐(1) 중 3개 등급합 7이내'의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학생부종합(추천형)전형은 인문·상경·자연 계열은 '국·수·영·탐(1) 중 3개 등급합 7 이내'이며, 의예과는 '국·수·영·탐(1) 중 3개 등급합 4이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실질 경쟁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2025학년도에 수능최저가 신설되는 연세대와 한양대 학교추천전형의 경우 전년도까지와는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어 지원 전략 구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