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혁신적 이온성 액체 합성·정제 기술 개발

포스텍(POSTECH)은 한지훈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 CO₂에너지연구센터 박지훈 센터장, 김수민 책임연구원, 최명호 연구원, 전남대 변재원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이온성 액체를 효과적으로 합성하고, 정제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온성 액체(ionic liquid)는 이온 간 강한 전기적 상호작용으로 인해 상온이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염이다. 일반적인 염과 달리 불연성과 낮은 휘발성, 열적·화학적 안정성 등 독특한 특성을 나타내며, 그 덕분에 촉매나 전해질을 포함한 산업 분야에서 유망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온성 액체를 효과적으로 합성·정제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한지훈 교수, 김수민 책임연구원, 최명호 연구원.
이온성 액체를 효과적으로 합성·정제하는 공정 기술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한지훈 교수, 김수민 책임연구원, 최명호 연구원.

이온성 액체인 'bmim BF4'는 안정성이 높고 독성이 낮아 가장 많이 연구되는 이온성 액체 중 하나다. 그러나 합성 과정에서 염화리튬(LiCl)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공정이 매우 복잡하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 기술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bmim BF4'을 기존 방식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합성하기 위해 할로겐 원소가 결합된 할로카본(Halocarbon) 냉매를 사용했다. 염화디플루오로메탄(Rf-22)을 상 분리 매개체로 활용해 메틸이미다졸을 포함한 혼합물이 물과 기름처럼 두 층으로 분리되도록 유도했다.

이온성 액체 합성 및 정제 과정 모식도
이온성 액체 합성 및 정제 과정 모식도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bmim BF4'와 물, 할로카본 혼합물의 비율을 다양하게 조절하면서 상 분리 현상을 관찰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삼원상 다이어그램 모델에 적용했다. 세 가지 종류의 성분이 포함된 혼합물 조성과 상(phase)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이 모델은 각 성분 비율에 따라 혼합물이 어떤 상을 형성하는지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도구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99% 이상의 고순도 'bmim BF4'를 생성하고, 합성 반응에 참여하지 않은 메틸이미다졸이 포함된 층을 효과적으로 회수해 이를 재활용하는 데도 성공했다.

한지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이온성 액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온성 액체의 상업화를 앞당기고, 산업화의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김수민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은 다른 용매에도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이온성 액체를 고순도로 합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신진연구 사업 및 한국화학연구원 기본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I&EC 리서치' 온라인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