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4년 우수성과 100선 후보 성과를 접수받은 결과, 무려 21개 부처에서 869건이 자체적인 검증을 거쳐 추천됐다. 앞으로 5개월 간 100선 후보를 선별해 내고, 잠정후보에 대한 성과공개 검증을 통해 확정한 뒤 100선 인증 및 포상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11월 초에 발표될 이 우수성과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무엇을 상상했던 그 이상의 우수한 성과들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은 2006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지난 18년 동안 뛰어난 연구개발 성과를 시상하는 선정의 목적 뿐 아니라 과학기술 역할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을 제고하는데 빠져서는 안 되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동안 우수성과 100선 선정자에게 201점의 정부포상이 있었는데, 올해도 20명이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매년 정부연구개발과제 지원이 7만여건에 이르는 것을 보면 실로 국내 최고의 연구자들이다.
이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몇몇 선정 성과를 개략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들 성과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가늠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2023년에 선정된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개발(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성과는 1.5톤급 실용위성 발사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이것은 우리 주도의 독자적인 우주수송 능력을 확보했고, 우주시대 서막을 여는 중대한 전기(轉機)를 마련했다 하겠다. 2021년에 선정된 '세계 최초 Flying-over 스캔방식 홀로그램 카메라 및 고해상도 4K AR 글라스(한국과학기술연구원, 2021)' 성과는 차세대 증강현실 플랫폼 원천 요소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수십건의 사업화가 추진되었으며, 멀티모달 인터랙션 기술과 결합해 교육·문화·엔터 등의 부문에서 메타버스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더욱이 의미 있는 것은 이들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창출된 우수성과가 단지 과학기술자들의 시각에서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민의 체감도가 높은 성과로도 평가된다. 사회문제해결성과 10선에는 미래에 질병을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게 할 '피 한방울로 암 진단 가능한 바이오센서(기초과학연구원, 2023)', 바이오닉 의수 개발에 이용될 '사람처럼 촉각으로 느끼며 물체를 잡을 수 있는 로봇핸드(한국과학기술연구원, 2023)'가 포함됐다.
이처럼 우수성과 100선으로 최종 선정된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명의의 인증서와 현판이 수여되며, 연구자는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유공포상 후보자로 추천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이들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않으면 국가 경제와 산업 발전과 우리나라의 미래는 담보될 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발표는 모든 국민으로부터 마땅히 축하받아야 할 국가적 행사로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겠다.
이제 우리 모두가 이 과정을 관심 있게 지켜보기로 하자. 후보성과로 추천된 연구자와 기관, 그리고 이들을 추천한 각 부처가 가지고 있는 기대와 관심을 넘어서, 모든 기업과 국민들도 귀를 열고 눈을 크게 뜨고 응원하기로 하자. 자신이 찾아왔던, 필요로 했던 성과가 있다면 관심 갖고 지지를 표함직도 하겠다.
우리 기업이 이런 우수성과에 대해 후속 연구를 지원한다면 산·학·연 연구 생태계는 물론 세계 최초·최고 수준의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 달성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지자체에 미해결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되는 성과가 있을 수 있다면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지원할 수도 있겠다.
정부도 최고의 우수성과를 선정해 냈다는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이 과정의 한 단계, 한 단계마다 그 의미를 국민에게 알려 나가야 한다. 우수성과로 추천된 후보성과나 선정된 성과만의 행사가 아니라 연구자와 비연구자를 구분하지 않고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로 만들어가야 하겠다.
이런 미래를 꿈꿀 때 우리는 과학기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취한다는 첫 의미를 넘어, 우리 국민 누구나 과학기술의 역할에 박수 쳐주고 공감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의 의미를 진정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평가위원장 jpark@konk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