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예산삭감 여파로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지원하던 플랫폼 'G-TEP(해외 기술교류 플랫폼)'이 이 문을 닫았다. 정부가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예산삭감 유탄으로 정작 이를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이 종료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이달부터 G-TEP 웹사이트와 모든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부 R&D 예산삭감으로 2024년도 해외기술교류 사업 운영예산을 배정받지 못하면서 관련 플랫폼과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는 게 중진공 설명이다.
중진공 관계자는 “해외기술교류 사업 운영예산을 확보·반영하지 못해 G-TEP 플랫폼을 종료하기로 했다”면서 “지난해까지 성과가 좋았던 사업이라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26억원이 배정됐던 사업에 예산이 반영되지 못해 결국 접는 것으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2021년 서비스를 시작한 G-TEP은 중소기업 글로벌 기술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구축됐다. 핵심 기능은 기술 이전과 라이센싱, 합작 투자 등을 제공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연간 기술교류 상담회와 세미나를 통해 기업 간 협력 기회도 제공하며, 비대면 형식 기술교류 등 서비스 제공 범위도 확장됐다.
성과도 좋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G-TEP 상담회를 통해 국내 기업 59개사가 카자흐스탄·러시아·일본·말레이시아·인도·중국 등 6개국 바이어 306개사와 상담을 진행했으며, 22건은 협약을 체결했다. 하반기에는 중국, 멕시코, 콜롬비아 등 현지 기업과 기술 교류를 위해 비대면 기술교류 상담회가 열려 라이센싱, 합작 투자, 생산설비 이전 등이 이뤄졌다.
향후 재개여부도 불투명하다. 중진공에 따르면 예산이 반영되지 못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G-TEP 예산을 확정하지 못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올해는 일단 예산이 제로고, 내년에도 어떻게 될지 현재론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부 정책과 실제 예산 반영이 엇박자를 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글로벌화 진출 핵심 기능을 담당하던 플랫폼이 예산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중소벤처기업 글로벌화 지원 대책' 등을 발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글로벌화를 지원해 2027년까지 수출 100만 달러 기업 3000개사를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중기부가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한다지만, 지난해까지 해외진출을 돕던 핵심 플랫폼은 예산이 없어 종료됐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면서 “실제 성과까지 내던 플랫폼이 사라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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