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현금성 복지·조합원 재채용' 요구하는 포스코 노조 …임금교섭 가시밭길 우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포스코 노조가 높은 현금성 복지와 조합원 재채용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들고 임금교섭 테이블에 앉았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한 만큼 올해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사는 지난 3일 1차 교섭을 진행했으며 10일 2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1차 교섭에서는 교섭 진행 세부 규칙을, 2차, 3차 교섭에서는 회사의 경영현황 설명과 조합측 요구안 설명이 각각 진행될 예정이다. 교섭은 매주 진행된다.

포스코 노조는 최근 임시 대의원회를 열고 최종 요구안을 확정해 사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노조 요구안에는 △임금 8.3% 인상(자연상승분 제외) △격려금 300% △자사주 25주 △복지사업기금 200억원 △의료비 본인+가족 합산 연간 1억 한도(5만원 초과분 100%) △학자금 자녀 수 금액 한도 폐지 △ 복지포인트 연 200만원 △ 만 61세 정년퇴직 및 퇴직 조합원 대상자 재채용 100%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3차 교섭 이후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포스코 노조가 조합원 재채용 요구 관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상견례에서 “현장 인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부족한 TO는 신입사원으로 보충하되 부득이할 경우 조합원만 재채용 해야할 것이다. 이는 이번 교섭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신입사원 교육 및 일시적 결원 충원을 위해 정년 퇴직자 재채용 제도를 운영 중이다. 노조 조합원만 재채용한다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 회사가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높은 수준의 현금성 복지를 두고도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 철강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339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는 비슷한 수준이고 전 분기와 비교하면 2.02% 감소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 등으로 인해 하반기 시황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현금성 복지를 높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1조원의 원가 절감도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 노조가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강경하게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24차례 교섭과 2차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등 지난한 과정을 거쳐 극적으로 도출한 잠정합의안이 50.91%의 찬성표를 얻으며 겨우 절반을 넘기며 통과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교섭 초반인만큼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며 “추후 교섭이 진행되면서 진전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