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에는 작지만 보석 같은 기업이 곳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이 빛나는 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을 잘 분류하고 집적해 지역이 하나의 '제조 파운드리'가 될 수 있도록 토대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종욱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GBIA) 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다”면서도 “진흥원의 지역 내 역할과 책임을 직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면서 지역사회가 요청하는 성과 창출 기반을 닦는 시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해의생명·산업진흥원은 7월 1일자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역 의생명산업과 중소기업 육성 지원이라는 두 줄기 큰 역할을 맡아 출범한 진흥원이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의생명산업에 무게가 쏠렸던 게 사실이다. 두 핵심 업무를 함축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던 기관명이 중의적인 의미로 해석되면서 오해도 적지 않았던 터다.
김 원장은 “진흥원의 근원적 역할은 특정 산업군에 국한하지 않고 중소기업을 지원, 육성해 지역 산업·경제에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관명에서 오는 혼동을 풀고자 정관 개정도 생각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우선 간단한 규정만이라도 개선하도록 TF를 운영하는 한편 효율적인 기업 지원을 위해 대대적으로 조직을 손봤다”고 설명했다.
진흥원은 크게 의생명센터와 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로 구성된다. 두 센터를 중심으로 김해시의 5대 특화 전략산업인 △의생명·의료기기 △디지털 물류 △스마트 센싱 △지능형 로봇 △미래자동차 관련 기업 육성을 위해 수출판로 개척, 국내외 마케팅, 창업 등을 지원한다.
김 원장은 “김해시에는 8000여개 기업체가 있으며 의료기기 기반 기술인 정밀기계, 정밀가공, 전기·전자, 소재·부품·장비,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체들이 상당수여서 지역에 내재된 역량이 높다”면서 “관련 기업을 특화단지 내 유치·집적하는 동시에 OEM 외주 기업과 연계를 강화해 시제품 제조 위탁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이 하나의 파운드리가 되도록 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김해시 대표 앵커기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마침 얼마 전 김해시 소재업체 로보스가 경남지역 아기유니콘으로 선정됐는데 적극 지원하는 한편 관외 스타기업을 유치해 의생명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연계 생태계를 구축,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해, 양산 등 경남 동부권 산업 체질개선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진흥원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사천, 진주가 위치한 서부권은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우주항공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고 중부권은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정밀기계, 방산, 원전산업을 이끌고 있다. 김해, 양산지역은 창원 다음으로 지역내총생산이 높지만 저부가가치 중심 산업구조에 머물러 과감한 재편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김 원장은 “우선은 김해시가 디지털 물류산업 거점에 더해 미래차 클러스터 거점으로 거듭날 경우 더 큰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현재 한국전기연구원과 함께하는 전력용 반도체 실증기반 구축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전기차 핵심부품인 전력용 반도체의 성능시험, 인증을 김해에서 수행해 자연스럽게 동남권 수출의 관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모든 것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진흥원, 지자체의 힘 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혁신적인 인공지능과 ICT 기술 확산, 글로벌 연구기관과 국제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 등 산학연관 간 긴밀한 노력을 함께한다면 지역산업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노동균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