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지난해 초 내부 메시지 시스템을 해킹 당했다는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초 해커가 오픈AI 직원들이 AI 최신 기술에 관해 얘기를 나누는 온라인 대화방에 침입해 정보를 빼냈다고 전했다.
임원진은 해킹 사실을 지난 4월 열린 전체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공유하는 한편, 이사회에도 알렸다.
다만 임원진은 고객이나 파트너사에 대한 정보가 해킹 당한 것이 아니라며, 이 소식을 공개적으로는 공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또한, 해커가 외국 정부기관 소속이 아닌 개인이기 때문에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자체 평가를 내리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나 법 집행 기관 등에도 알리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오픈AI 내부적으로 중국 등 해외 해킹 조직이 AI 기술을 훔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보안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 오픈AI의 기술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오픈AI 이사회에 “회사가 중국 정부 등 해외 적대 세력이 회사 기밀을 훔치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회사 외부로 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아셴브레너는 “오픈AI의 보안이 해외 해킹 조직의 침입으로부터 핵심 기밀을 지켜낼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공동 창립자인 다니엘라 아모데이와 같은 AI 분야 저명인사들은 생성형 AI의 최신 버전이 해킹당한다고 해도 국가 안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NYT는 이와 관련, 현재는 챗GPT가 단순 업무 및 연구 도구로 쓰이고 있지만 AI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이 같은 유출이 국가 안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미국 기술 회사에 대한 해킹이 중국과 연관됐을 수 있다는 우려는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 브래드 스미스는 지난달 의회에 출석해 중국 해커들이 MS 시스템을 이용해 연방 정부 네트워크에 광범위한 공격을 가한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