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신성철 전 총장이 외교부 대한민국 과학기술협력대사 자격으로 지난달 24일부터 4일간 파키스탄을 방문, 양국 과학기술 분야 협력방안을 모색했다고 5일 밝혔다.
신 전 총장은 25일 무하마드 시러스 사자드 콰지 파키스탄 외교부 차관을 만나 양국 과학기술특성화대 교류를 포함한 양국 공동연구 및 연구인력 교류 등 양자과학기술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7일에는 '파키스탄대 부총장 심포지엄'에 기조발제자로 참여해 '과학기술로 견인된 대한민국의 기적'을 주제로 강연했다. 60여 년 전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 10위권 국가로 도약한 한국의 성장 동인을 다방면으로 분석하고, 1971년 KAIST를 설립해 산업화에 필요한 이공계 우수 인재를 양성한 사례를 롤모델로 제시했다.
한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국가 연구개발(R&D) 정책, 과기 전략, 21세기 대변혁 시대 대학 혁신과 인재 양성 방향을 소개하며 “파키스탄이 풍부한 인적 자원 및 천연자원을 혁신적 과학기술 정책에 접목한다면 한국과 같은 성공 스토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외교부·과기부·교육부 차관급 고위 공무원, 주요 대학 및 국가 연구소 기관 책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강연 후 양국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위한 저변 확대 방안을 장시간에 걸쳐 활발하게 토론했다.
또 신 전 총장은 이번 방문에서 KAIST 동문과 환담 시간도 가졌다. 사히드 아티크 펀자브대 교수를 포함한 7명 졸업생을 만나 “KAIST 파키스탄 동문회를 만들어 양국 과학기술 협력 교량 역할을 맡는 것은 물론, KAIST 한국인 졸업생들이 대한민국의 놀라운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처럼 파키스탄 졸업생들이 자국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KAIST는 81명 박사를 포함해 263명의 파키스탄 졸업생을 배출했고, 46명 학생을 현재 교육 중이다.
이번 방문은 파키스탄 외교부 공식 초청으로 추진됐으며, 신 전 총장과 뭄타즈 자라 발로치 현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발로치 대변인은 신 전 총장의 KAIST 재임 시기 주한 파키스탄 대사직을 수행하며, KAIST 대전 본원을 방문한 바 있다. 이후 파키스탄에 방문해 정부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발전에 기여한 과학기술 및 KAIST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요청했으며, 업무를 이어받은 나빌 무니르 현 주한 파키스탄 대사의 추진으로 성사됐다.
뭄타즈 자라 발로치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파키스탄 과학기술 육성 및 경제성장을 위해 파키스탄판 KAIST 설립의 중요성과 더불어 두 나라의 기초과학 분야 공동연구 및 인적교류를 증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전 총장은 “파키스탄은 6.25 전쟁 당시 38만 불 규모 의약품·식량을 우리나라에 제공한 국가며, 1962년 시작된 우리나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당시 파키스탄의 뛰어난 젊은 경제학자인 마붑 울 하크 박사 자문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연에 보은하는 마음으로 찾은 이번 파키스탄 방문에서 정부, 학계, 과기계 주요 인사들과 면담하고 국립과학기술대학(NUST) 등 주요 기관을 돌아보며, 초청 강연 및 토론하는 일정을 통해 한국의 성공적인 경험을 공유하고 자문해 향후 양국 발전을 위한 협력의 교량을 놓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뜻깊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