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동반 지원하는 전문무역상사에 지정되면서, 앞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수출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전문무역상사로 선정된 기업 다수가 중소·중견기업이고 대기업 선정 사례가 적었던 만큼, 정부의 각종 지원과 해외에 대규모 로켓배송망을 운영하는 쿠팡을 통한 중소기업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됐다. 정부가 전문무역상사로 선정한 기업들은 대부분 기업 간 거래(B2B) 기반 수출전문기업으로, 소비자 간 거래(B2C) 유통기업으로 현지에 대규모 물류 익일배송망, 쇼핑앱을 운영하는 e커머스 기업은 쿠팡이 유일하다. 산업부는 “해외 역직구 확대를 위한 디지털 수출의 대표주자로 쿠팡을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전문무역상사가 된 쿠팡의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10월 대만에 로켓직구(3일 내 배송)과 로켓배송(익일 배송) 서비스를 런칭한 쿠팡은 1년 만에 1만2000곳의 소비재 중소기업들의 수출을 지원했다. 해외 수출 소비자 중소기업 수(4만2592곳) 대비 약 30%에 육박하는 숫자로, 해외 진출한 단일 유통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중소기업을 포함해 대만에 수출을 진행한 한국 공급업체 수는 2만곳이 넘는다.
젤네일·마스크팩 등 K뷰티 상품을 포함해 홍삼·콤부차·물티슈 등 여러 한국 중소 제조사들은 대만 진출 이후 1년간 매출이 최대 70배 가량 뛰기도 했다. 한국 중소 제조사들이 만든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생활필수품 등도 대만에 수출되고 있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의 유통시장 규모는 약 1273억달러(165조원)에 육박한다.
업계에서는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쿠팡의 로켓배송 수출 모델이 정부의 전문무역상사 제도와 시너지를 발휘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소비재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할 때 현지 법인 설립과 인력 채용, 물류망 계약, 현지 바이어와 유통망 확보가 모두 필요했다. 그러나 쿠팡은 배송부터 마케팅, 통관, 재고관리, 고객응대를 모두 대신 처리하는 장점이 크다.
이와 관련 황서윤 바르고코스메틱 대표는 “쿠팡 덕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현지 박람회, 꽌시(인맥관계) 기반의 신뢰를 쌓는 영업이 필요 없어졌다”고 말했다.
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지원으로 쿠팡의 중소기업 지원여력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생산과 유통, 수출까지 전 과정 수행이 가능한 중소기업들이 적은 만큼, 전문무역상사로 선정된 쿠팡을 통해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간혹 신흥시장 개척에 성공해도, 현지인과 소통 부족, 현지 대외 환경 변화 등에 대처하지 못해 수출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라며 “전문무역상사 제도 지원에 힘입어 쿠팡을 통한 K상품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