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그룹 통합 데이터플랫폼 구축 바람이 분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업권을 통합한 '데이터레이크'를 만들고 활용폭도 확장 중이다.
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그룹 통합 데이터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다. 지주 산하에 있는 은행, 카드, 저축은행, 캐피탈 등 주요 그룹사 데이터를 합쳐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도를 높일 방침이다. IT 자회사 우리에프아이에스를 주축으로 지난달 서버, 스토리지, 스위치, 방화벽, 이중화, 백업 등 시스템에 필요한 주요 장비를 발주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사업을 통해 그룹사 데이터를 통합하고 데이터 표준정책을 수립한다. 또한 그룹사 내·외부 시스템 데이터 수집 및 적재가 가능한 데이터 레이크를 만들고 데이터 분석·시각화 환경을 조성한다. 거버넌스 모니터링도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하반기 증권, 보험업까지 진출을 노리고 있어 종합 금융 데이터플랫폼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에 앞서 2023년과 올해 각각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그룹 통합 데이터플랫폼 운영을 시작했다. 하나금융 역시 중장기 목표로 그룹 데이터플랫폼 구축을 검토 중이다. 사실상 4대 시중은행 전체가 통합 데이터플랫폼 구축에 뛰어든 셈이다.
이 같은 경향은 최근 금융지주들이 힘을 싣고 이는 '슈퍼앱' 전략과 관계가 깊다. 단일 앱에서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각 사별로 관리하던 데이터를 통합해야 할 필요가 커진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슈퍼앱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업권별 계열사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필수”라면서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데이터 통합 프로젝트가 금융권 전반으로 번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통합 데이터플랫폼 프로젝트를 시작한 신한금융은 '신한 원 데이터'를 통해 그룹 데이터 경쟁력을 제고했다. 은행, 카드, 증권, 생명보험 데이터를 표준화해 통합하고 사용자 맞춤형 분석 및 활용을 지원한다.
KB금융 'KB고객데이터플랫폼'은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카드, KB캐피탈 등 5개 마이데이터사업자 금융 마이데이터를 계열사가 공동 활용하는 클라우드 기반 통합 분석 플랫폼이다. 표준화 분류 체계로 통합한 그룹 마이데이터를 토대로, 기존보다 높은 수준 고객분석이 가능하다.
우리금융은 이번 사업에서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제공하지 않는 기능과 서비스까지 구축해 한 단계 진보한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최초로 구현하는 기능도 기획 중”이라면서 “그룹 전체 데이터 활용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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