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에스크로 방식의 안전결제를 확대한다. 에스크로는 구매자의 구매확인 의사를 통보받은 후 판매자에게 결제 대금을 지급하는 결제서비스다. 중고거래의 고질 문제인 사기를 방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올 여름 에스크로 기반 안전결제 서비스인 번개페이를 대폭 확대한다. 번개장터는 2018년 에스크로 기반 결제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번개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6년 만에 모든 중고거래에 번개페이를 도입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개페이는 번개장터가 구매자의 결제 금액을 보호하고 있다가 구매 확정 즉시 판매자에게 정산한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대금을 직접 거래하지 않고 제3자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중개기관을 거쳐 대금을 결제하기 때문에 미발송이나 계좌번호에 대한 노출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고거래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입장에서도 고질적인 사기를 막을 수 있다.
번개장터는 번개페이를 확대하면서 구매자들이 안전한 결제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번개페이의 안전결제가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번개장터는 지난달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해외 탭'을 신설하고 일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메루카리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했다. 메루카리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번개페이를 이용해 관·부가세와 배송비를 원클릭으로 구매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비자 편의와 신뢰를 동시에 높이는 차원이다.
당근은 연내 당근페이에 에스크로 방식을 도입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에스크로 방식 결제를 위해 당근페이의 전자금융업 등록을 승인했다. 당근은 고객에게 기존 당근페이의 송금하기 방식과 에스크로 결제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당근 관계자는 “연내 안심결제를 도입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중고나라에서도 에스크로 방식 결제를 통한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 중고나라는 2021년 에스크로 방식을 적용한 자체 안전결제 서비스 '중고나라 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결제 금액을 중고나라가 안전하게 보관했다가 구매자가 구매 확정 시 판매자에게 정산하는 결제 방식이다. 중고나라 페이 거래액은 출시한 2021년 8월 대비 14배 이상 성장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중고나라 페이를 출시한 후 고객에게 많이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에스크로 방식 결제 확산으로 중고거래 신뢰를 대폭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거래는 전자상거래 중에서도 분쟁이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안전결제는 중고거래에서 약자인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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