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이번 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율불안이 여전한데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금통위는 11일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7월 현재 기준금리는 연 3.50%로 지난해 1월 0.25%포인트(p) 인상 이후 18개월째 유지 중이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아직 금리를 인하라지 않은데다 환율이 1400원대에 근접해 있고 가계대출 또한 증가세가 크기 때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금리인하 소수 의견 출현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올해 4분기에나 기준금리를 1회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연방준비제도(Fed)가 하반기 중 1회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한은이 선제적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가계대출이 최근 급증세를 탄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연일 가계대책 관리 주문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반대 행보를 보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총 710조7558억원으로 6월 말 708조5723억원에 비해 4영업일 만에 2조1835억원 늘었다. 6월 한 달 동안 5조3415억원이 늘었는데 2021년 7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특히 주담대는 스트레스 DSR 시행 연기와 아파트 값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 금리 인하 필요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매판매·설비투자·건설투자가 모두 감소했다”며 “전반적으로 경기 개선세가 미약한 모습”이라고 8일 밝혔다. 고금리 기조가 산업·경제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연체율도 역대 최고치다.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모두 10조8000억원으로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2조4000억원나 늘어났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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