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온라인 커머스 체감경기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e커머스(C커머스) 발 경쟁이 과열되고,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규제 우려가 체감경기를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반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커머스는 9월 추석특수 등으로 체감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2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전분기 85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업태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그 중 온라인 쇼핑(84→69)이 유일하게 전망치가 하락했다. 초저가를 무기로 중국 온라인플랫폼의 공세로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온라인플랫폼 규제 우려가 체감 경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C커머스의 공세가 주춤해지는 추세에 있지만, 유통업체 4곳 중 3곳(75%)은 C커머스를 '현재 또는 향후 경쟁해야 할 상대'로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비용 상승(31.6%), 시장경쟁 심화(17.8%), 중국 온라인플랫폼 공세 확대(16.4%), 상품 매입가 상승(14.6%), 고금리 지속(13.4%) 등을 차례로 꼽았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103)와 백화점(103)이 기준치(100)를 웃돌았다. 대형마트의 경우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외식비·배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밥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고 고물가에 대응한 할인행사, 초저가 상품 등을 통한 가격경쟁력 강화 노력이 기대감 개선으로 이어졌다.
9월 추석 특수도 기대감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백화점도 추석 대목이 있는 데다 주식과 가상화폐 등 자산가치가 상승세에 있고 원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백화점 3사는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0% 내외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 외 편의점(79→88)도 전 분기 대비 전망치가 개선됐고, 슈퍼마켓(77→85)은 내식용 식품 매출의 견조한 상승세, 소량 구매와 근거리 소비 확산, 당일 즉시배송 서비스 강화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가 본격화되는 점이 기대감을 키웠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비즈니스 모델 및 판매 혁신 등을 통한 가격 경쟁력 제고로 시대 변화에도 변하지 않는 시장수요에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