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전이성 암 개복없이 분석·진단하는 기술 개발

원발성 암은 초기에 발생한 종양을 말하며, 전이성 암은 원발성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해 발생한 종양을 말한다. 원발성 종양과 달리 전이성 종양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환자의 몸 전신을 검사하거나 개복 수술이 불가피하다. 최근 포스텍(POSTECH) 연구팀이 수술하지 않고도 전이성 암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했다.

김철홍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지웅 씨, 김원종 화학과 교수·화학과 통합과정 이지혜 씨, 인공지능연구원 최성욱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고해상도 촬영 기술로 원발성·전이성 종양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데 성공했다.

왼쪽부터 김철홍 교수, 김지웅 씨, 김원종 교수, 이지혜 씨, 최성욱 연구원.
왼쪽부터 김철홍 교수, 김지웅 씨, 김원종 교수, 이지혜 씨, 최성욱 연구원.

김 교수는 분자가 빛을 흡수하는 특성을 이용해 레이저 파장을 조절, 선택적으로 정보를 촬영하는 3차원 다중매개변수 광음향 컴퓨터 단층 촬영(PACT) 연구로 유명하다. CT나 MRI, PET(양전자 방출 단층 영상) 등 기존 기술은 각각 특정한 정보만을 제공하지만, PACT를 이용하면 세포나 분자의 구조·기능적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종합적인 진단과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PACT 기술을 이용해 원발성·전이성 종양세포가 있는 동물 모델을 촬영했다. 연구팀은 종양세포를 접종한 모델에서 헤모글로빈 농도 감소, 혈관 밀도와 비틀림 증가 등 암을 둘러싼 미세 구조 변화를 고해상도(380㎛)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으며, 근적외선 범위의 빛을 흡수하는 특수한 염료를 사용해 종양의 성장과 발달을 시각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그동안 해부학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전이성 암 분석에도 성공하며 무작위적인 종양 전이 분석에 유용한 기술임을 입증했다.

김철홍 교수는 “종양을 둘러싼 미세환경과 그 이질성을 분석해 종양의 발생과 진행, 전이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임상·임상 단계의 암 조기 진단 및 치료 모니터링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연구재단의 중견기술사업, BRIDGE융합연구개발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리더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IRC)사업,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BK21사업, 산업혁신인재 성장지원(R&D)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나노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