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경제기여액이 2.1% 증가한 15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100대 기업 중 유일하게 10조원 이상 증가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CEO스코어는 공기업과 금융사를 제외한 500대 기업 중 경제기여액을 산출할 수 있는 매출 상위 100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526조2789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1%(31조4871억원)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제기여액은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창출한 경제적 가치의 총액이다. 협력사·임직원·정부·주주·채권자·사회 등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이 지급한 비용 합계를 말한다.
지난해 100대 기업 매출은 1958조7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33조6459억원) 줄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출 감소, 내수 부진 등으로 100대 기업 총 매출은 역성장했다. 반면,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여도는 소폭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47조1710억원으로 경제기여액이 가장 높았다. 현대차는 111조3898억원을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겨 2위에 올랐다.
이어 기아(73조8867억원), LG전자(71조5801억원), 현대모비스(55조4026억원), GS칼텍스(46조4662억원), LG화학(44조608억원), SK에너지(41조4976억원) 등이 경제기여액 상위 10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100대 기업 중 경제기여액이 2022년 95조1848억원에서 2023년 111조3898억원으로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증가(16조2050억원)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기아, 현대엔지니어링 등 5개 기업이 지난해 경제기여액 증가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기여액 증가폭이 큰 기업은 현대차에 이어 현대모비스(7조4157억원), 현대건설(6조9619억원), LG에너지솔루션(6조389억원), 기아(5조1216억원), 한화(5조270억원), SK온(4조9161억원) 순이다.
지난해 경제기여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GS칼텍스(-8조2605억원)로 나타났다. 이어 에쓰오일(-5조8854억원), HD현대오일뱅크(-5조4462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4조9779억원), SK에너지(-4조7519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정유·석유화학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법인세 등 정부 기여액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 업종의 지난해 경제기여액은 328조78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0조8878억원 감소했다.
한편, 100대 기업이 지난해 협력사를 통해 창출한 경제기여액은 1277조1816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증가했다. 협력사 경제기여액은 해당 기업이 원재료, 서비스 등을 구입하기 위해 협력사에 지불한 비용이다.
임직원 급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이 포함된 임직원 기여액은 전년보다 5.9% 증가했다. 법인세, 세금, 공과금 등의 정부 기여액은 12.1% 늘었다.
금융기관에 지불한 이자비용인 채권자 기여액은 51.1% 폭증했다. 현금배당과 자기주식소각 등을 비롯한 주주 기여액은 6.1%, 기부금 등 사회 기여액은 19.4% 늘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