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유럽 2위' 완성차 시장 영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차종별로 현대차는 전기차를 7종으로 늘렸고, 기아도 4종으로 확대했다. 자동차 강국 영국에서 유럽 유수의 브랜드와 전동화 차량으로 경쟁하며 올해 판매량 20만대를 넘본다.
10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브랜드는 상반기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0만7326대의 차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 시장 점유율은 10.66%로 2022년(11.25%), 2023년(10.31%)에 이어 3년 연속 10%대를 지키고 있다.
영국 시장은 48개 이상 완성차 브랜드가 경쟁하는 유럽 수요 2위 국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역대 최대 연간 판매 대수 19만6239대를 기록, 영국 내 주요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목표로 삼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영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시장 전환에 적극 공략하고 있다. SMMT에 따르면, 상반기 영국에서 판매된 승용차 100만6763대 중 전기차·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전동화 3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38.4%(38만6456대)다.
현지 판매 차량 10대 중 4대 가량이 친환경차인 셈이다. 이 중 전기차가 16.6%, 하이브리드차가 13.7%,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8.1%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이 영국에서 판매한 친환경차는 5만31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영국 판매의 절반(49.5%)가량을 친환경차가 채운 셈이다.
현대차그룹 친환경차 판매량은 4년 만에 연 1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판매 호조는 전기차 투입 효과가 주효했다. 현대차·제네시스는 올해 투입한 아이오닉 5 N을 비롯해 7종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또 신형 싼타페를 출시하며 기존 가솔린 모델 대신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2종에 집중 판매하는 전략을 세웠다. 기아는 지난해 하반기 EV9을 영국에 소개하며 △쏘울 EV △니로 EV △EV6 △EV9 등 4종의 전기차를 판매 중이다.
질적 측면에서도 현대차그룹은 호평을 받고 있다. 기아 EV9은 3월 '2024 영국 올해의 차'를 수상했고, 5월에는 현대차 아이오닉 5 N이 영국 자동차 전문지 '탑기어(TopGear)' 주관 전기차 시상식에서 '최고의 핫 해치 전기차'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영국에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며 현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11일부터 14일까지 영국 웨스트서식스에서 열리는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가 대표적이다.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 굿우드는 고성능 스포츠카와 럭셔리카, 클래식카 등 희소 가치 높은 자동차와 스타 드라이버가 한 데 모이는 행사다. 올해 현대차그룹은 굿우드에서 제네시스를 앞세워 현지를 넘어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를 매료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공개한 현대차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에 이어 올해는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콘셉트'와 'G80 전동화 마그마 콘셉트'의 실제 주행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특히 GV60 마그마 콘셉트는 고성능 영역으로 확장을 추진하는 제네시스 신규 프로그램 '제네시스 마그마'를 대표하는 모델로 향후 양산을 앞두고 있다.
영국 내 문화예술·스포츠 후원 활동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영국 '테이트 미술관'과 2014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산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의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 '현대 커미션',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트랜스내셔널' 등을 후원해 왔다. 내년엔 제네시스가 후원하는 테이트 모던의 '더 제네시스 익스비션 서도호'가 개최될 예정이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