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북한 간 밀착으로 가뜩이나 강한 북한의 사이버 전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위협이 있습니다.”
임종인 대통령실 사이버특별보좌관(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은 10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정보보호의날 기념식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다양한 사이버 작전을 시도했고 사이버전 경험을 쌓았는데, 북한에 이를 전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는 전면 공격 하루 전인 2022년 2월 23일 우크라이나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는 등 사이버전을 전개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관계가 다시 깊어진 북한에 실전에서 갈고닦은 사이버 공격 기술을 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임 특보는 그러나 사이버 안보 위협이 커진 동시에 기회도 상존해 있다고 짚었다.
임 특보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밀착하는 환경을 보면 여러 측면에서 한국에 큰 위협”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아시아·태평양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자유진영 협력을 바탕으로, 'K-방산'처럼 사이버 안보 산업 분야에서도 (수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는 공세적 대응과 사이버 무기 국산화, 민관군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사이버 공격을 잘 막기 위해선 결국 원점 식별을 시작으로 한 공세적 대응 체계를 잘 갖춰야 한다”며 “수입한 사이버 무기(소프트웨어)에 악성코드와 감시체계를 심어져 있 수 있고 각종 이해관계로 인해 사이버무기를 살 수 없는 등 상황에 마주칠 수 있어 우리 스스로 사이버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공세적 대응을 위해 화이트 해커 기반 회사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보보호의날은 사이버위협 예방과 국민의 정보보호 생활화를 위해 2012년부터 매년 7월 둘째 수요일로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올해 행사는 '글로벌 사이버보안 강화로 지키는 모두의 신뢰!'를 주제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왕윤종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통합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사이버 위협을 선제적으로 식별하여 예방하는 '공세적 방어 태세'로 전환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버 위협에 맞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위한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우주, 양자 시대를 대비해 사이버 보안 기술 개발 지원을 강화하고 국가 사이버 안보의 미래를 책임질 우수 인재를 적극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보보호 유공자 시상식에선 김의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가 국가 디지털신분증 도입과 발전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 공로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김진수 트리니티소프트 대표와 이도훈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책임연구원엔 각각 국민포장이 수여됐다. 또 대통령 표창의 영광은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안효민 사이버작전사령부 공군 대령, 박영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방송통신주사에게 돌아갔다.
정보보호 제품 전시회에는 소프트캠프·시큐레터·엔시큐어·수산아이앤티·안랩·이글루코퍼레이션·파이오링크 등 총 19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아울러 제5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디지털시큐리티 포럼, 글로벌 사이버보안 협력 네트워크(CAMP) 연례회의 등 글로벌 행사도 열렸다. OECD 글로벌 디지털시큐리티 포럼에선 총 33개국, 2개 기관이 참여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공급망, 디지털 보안 규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CAMP 연례회의에선 15개국 정보보호 관련 부처·기관 담당자가 AI 기반 사이버복원력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사이버보안 영역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지켜내야 할 숙명이 됐다”며 “사이버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위협 예방·대응 체계 고도화와 제로 트러스트, 소프트웨어 공급망 보안 등 신보안 체계 도입,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정보보호 지원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