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하얀 석유' 리튬 광물 공급망 구축에 힘쓰는 가운데,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이 우리나라에서의 리튬 자원 확보 가능성을 확인했다. 울진·단양이 대상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평구) 광물자원연구본부가 2020년부터 4년 동안 12개 국내 리튬 유망 광상 조사·탐사 결과를 보고하며 희소식을 전했다.
조사·탐사 지역은 △울진 왕피리 △단양 외중방리·북상리·회산리·고평리 △가평 호명리 △춘천 박암리 △제천 송계리 △서산 대산리 △옥천 사양리 △무주 사산리 △봉화 서벽리다.
특히 부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 곳은 울진과 단양이다. 일례로 울진 보암광상의 경우 1945~1963년 약 180톤 광석 생산 기록이 있다.
연구진은 울진, 단양을 대상으로 야외지질조사, 지화학탐사, 지구물리탐사, 3차원 지질 모델링 등 집중 조사를 수행해 지각 평균보다 크게 높은 품위(함량)를 확인했다. 높은 개발 잠재성을 확인한 것이다.
울진과 단양은 품위가 높은 '암석형 광상'의 국내 대표적인 지역이다. 리튬은 염호, 페그마타이트(암석) 등에서 생산되는데 매장량 87%가 염호에 있다. 염호형 리튬은 매장량이 풍부한 반면 품위가 낮고, 암석형 리튬은 매장량은 적지만 품위는 높다.
울진의 경우 연구진은 이번에 보암광상 북서쪽 1㎞ 지점에서 추정 폭 최대 60m, 연장 100~270m 광체를 발견했다. 리튬 품위는 산화리튬(Li₂O) 기준 0.3~1.5%다. 단양광상 리튬 광체는 폭 5~30m, 연장 400m 내외로 품위는 0.01~0.5%다.
중국의 리튬 광산 개발 최저 품위는 0.2%로, 울진에서는 이를 충족한다. 지질연은 매장량이 충분히 확보될 경우 기관의 친환경 선광·제련·소재화 기술 접목으로 충분히 경제성을 갖춘 광체로 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질연은 앞으로 그동안 얻은 자료에서 도출한 3차원 지질모델링 자료, 인공지능(AI) 리튬예측모델을 통한 자원탐사 기술을 활용해 유망 광상 조사를 이어가고 울진·단양 자원량 평가를 위한 탐사시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평구 원장은 “이번 탐사 결과는 해외에 의존했던 핵심광물 공급망의 활로를 개척해 큰 의미를 지닌다”며 “카자흐스탄 등 국외 핵심광물 탐사개발과 발맞춰 국내 광상 탐사를 수행해 핵심광물 생산국 코리아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질연은 세계 수준의 전주기 광물자원 개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자흐스탄 동부 바케노 지역 리튬 광구 본격 탐사를 주도하는 등 핵심광물 공급망을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다변화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