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금오공과대학교(총장 곽호상)는 장의순 화학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 금 나노막대(GNR)를 처리해 전기장을 가했을 때 GNR의 피뢰침 역할을 통해 암세포의 성장속도가 억제될 뿐만 아니라, 사멸 속도를 촉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장 교수 연구팀은 10여 년 전부터 GNR의 피뢰침 역할을 활용한 전기화학적 암치료 기술 연구를 이어왔다. 연구팀은 외부 전기장을 가했을 때 부도체인 암세포 내에 전도성이 우수한 GNR 표면에 전기장이 증폭될 것이며 이로 인해 암세포들이 더 빠르게 사멸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실제로 GNR을 처리한 암세포들이 음극에서 양극 방향으로 빠르게 사멸되면서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를 관찰했다. 하지만 관련 연구 결과들이 학계에 보고된 바 없어 GNR에 의한 암세포 사멸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혀내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저전압 전기장에서 암세포들의 주요 사멸 원인은 전극 주변에서 물의 전기 분해에 의해 발생한 전기화학 종들에 의한 pH 변화임을 밝혀냈다. 또 외부 전기장에 의한 추가적인 암세포 사멸 원인은 음극(Cathode)에서 양극(Anode) 방향으로 이동하는 양이온들에 의해 음극 주변에 있는 암세포 내 증가하는 양이온 농도가 트리거 역할을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아울러 GNR을 처리한 암세포의 경우 암세포 내에 존재하는 GNR의 피뢰침 효과로 인해 암세포 내로 유입되는 양이온의 양이 대조군 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이로 인해 소포체에 스트레스가 발생, 미토콘드리아로부터 활성산소 발생이 증가하며 암세포 사멸이 촉진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GNR의 피뢰침 효과로 전기화학적 결합력이 증가하면서 세포성장에 필요한 핵심 아미노산인 메티오닌(Methionine)이 GNR 표면에 다량으로 결합되고 이로 인해 메티오닌이 부족해진 암세포들은 세포분열 속도가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제1저자로 참여한 조아라 박사(응용화학과 졸업)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GNR을 활용한 전기화학적 암치료 기술이 췌장암과 같이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매우 낮은 고형암의 치료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고형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임상 시험 연구를 통해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항암 치료 기술이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대학 우수과학자 지원사업(한국연구재단), 혁신성장 피부건강기반 기술개발사업(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역지능화 혁신인재양성사업(정보통신기획평가원)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논문 제목:전기적 절제 치료에서 암세포 미세환경 pH 변화 유도를 위한 전기장 반응형 금 나노안테나)는 최근 저명 국제학술지인 'ACS Nano'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