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흑연을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폐기하는 법안이 미국 하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재무부가 지난 5월 제출한 IRA 세액공제 세부 규정을 불허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25 대 반대 14로 가결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흑연을 '현실적으로 추적 불가능한 핵심광물'로 분류하고 중국 등 해외우려기업(FEOC)에서 조달하더라도 2026년 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 적용을 2년간 유예했다.
IRA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은 2025년부터 FEOC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고 규정했지만, 단기간에 중국산 흑연을 대체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해 예외를 허용한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와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 정부에 요청한 사항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하원 결의안을 발의한 캐럴 밀러 하원의원 등은 이 규정이 입법 취지와 달리 중국에도 혜택을 준다고 지적했다.
밀러 의원은 지난 5월 결의안 발의 당시 “이 규정은 명확히 불법일 뿐만 아니라 미국 제조업과 경제 성장을 약화한다”며 “우리의 적들이 미국의 세액공제를 받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는 의회검토법(CRA)에 따라 정부 부처가 새로 만든 규제를 접수 후 의회 회기일 기준으로 60일 이내에 상·하원 합동 결의안을 통해 규제를 폐기할 수 있다. 다만 결의안이 상·하원 통과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가능하다.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은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 광물로 꼽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천연흑연의 97.2%, 인조흑연의 95.3%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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