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 사업 분쟁,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사설]SW 사업 분쟁,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LG CNS 컨소시엄이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프로젝트에서 복지부가 요구한 지체보상금 등 250억원에 대한 컨소시엄의 책임 유무와 추가과업에 대한 비용 지급이 쟁점이다.

LG CNS 컨소시엄은 추가과업과 이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이유로 지난해 초 사업 중도하차를 통보했다. 대규모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는 이례적인 일로 1년여 만에 결국 소송이 시작된 것이다.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발주처와 기업 간 분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올해 초에는 2020년 CJ올리브네트웍스와 KCC정보통신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대법원 차세대 전자소송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서도 대법원과 수행사 간 대립이 이어진다. 우정사업본부 차세대 금융시스템 사업 역시 우본과 수행사 간 이견이 있는 상태다.

각 분쟁은 사업 지연과 추가과업 요구라는 공통된 이슈를 갖고 있다. 명확한 점은 모든 프로젝트에서 예정에 없던 과업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1년 이상 장기 SW 프로젝트에서 과업 추가는 불가피한 일이다. SW 사업은 건설과 달리 정형화된 사전 설계가 불가능하다. 사업 도중에 현업의 요구와 환경 변화에 따라 과업이 추가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발주담당 공무원의 전문성이 부족한 경우에도 추후 과업 추가를 불러온다.

해답은 명확하다. 과업 추가가 불가피하다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면 된다.

지난해 행정망 사태 이후 언급만 됐던 변동형 계약제를 도입해 추가 과업에 따른 사업자의 수익성 하락을 막아야 한다. 담당 공무원이 과업을 변경하더라도 책임에서 자유롭도록 제도를 개선하면 전체 사업범위 확대를 막을 수 있다. 유명무실한 과업변경심의위원회 개최를 현실화하고 정보전략계획(ISP)은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

과업 추가에 따른 사업 분쟁은 품질 저하, 수익성 하락이라는 점에서 발주처나 사업자 모두의 손해다. 전통적 SW 사업과 대가산정 체계가 다른 구독형(클라우드) 사업, 인공지능(AI)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이 같은 분쟁이 더욱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결국 공공 서비스 품질과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이상 SW 사업 분쟁이 되풀이 되도록 놔둬선 안된다. SW 산업과 계약제도, 예산을 책임지는 정부 부처에서 현실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