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청소년들의 로봇스포츠대회가 내년 1월 부산에서 열린다. 사륜형 자동차 로봇을 움직이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사족보행 로봇을 활용한 레이싱, 휴머노이드를 조종해 블록을 옮기는 스마트파머 등 12개 종목 경기가 2025년 1월 17일부터 2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는 국제로봇올림피아드위원회(IROC)가 주최하는 국제로봇올림피아드(IRO)다. IRO는 청소년 창의성·협동심 증진과 로봇 산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로봇스포츠 대회로 1999년 1회 대회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한국 개최는 2021년 대구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전비호 IRO 조직위원장은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기존 IRO 대회가 관리형으로 치러졌다면 내년 부산대회는 서비스형·비즈니스 창출형으로 탈바꿈, 로봇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스포츠문화축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청소년 대상 로봇 교육훈련과 로봇 렌탈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IROC는 내년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위원장에 전비호 한국외교협회 부회장을 위촉했다. 전 위원장은 주불가리아·주멕시코 대사를 역임한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 성균관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IRO는 국제 로봇대회이자 한국에서 시작된 토종 로봇대회”라며 “위상을 높이기 위해 내년 대회에서는 초중고 청소년 종목 이외에 대학생과 일반인이 참가하는 시범 종목을 최초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로봇 저변 확대와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 초중고 대상 교육훈련 강화 의지도 내비쳤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연구원을 강사진으로 투입해 학교를 찾아가는 방식의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국제 표준에 맞춘 교육 프로그램도 구축할 계획이다.
전 위원장은 “로봇 대중화 걸림돌 요소 중 하나는 청소년이 사용하기에 너무 비싼 로봇 가격”이라며 “사무국 차원에서 구독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들이 부담 없이 로봇을 즐길 수 있는 렌탈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도 IRO 지원을 약속했다. 부산시는 26회 대회에서 부산의 디지털·모빌리티·커넥티비티 역량을 강조할 예정으로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위해 시의회와 협의하고 있다.
전 위원장은 “IRO 부산 개최에 따른 총생산 유발효과는 78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국내 로봇 인프라와 AI 교육 확대라는 국가 차원 디지털 역량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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