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유희제, '무대-매체 불문, 팔색조 배우 향한 날 선 순수눈빛'(종합)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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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제라는 이름 아래 기대감과 궁금증을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유희제가 '커넥션' 신스틸러 열연과 함께, 자신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 서초구 전자신문 사옥에서 SBS 금토드라마 '커넥션'에서 열연한 배우 유희제와 만났다. '커넥션'은 마약에 강제중독된 형사가 친구의 죽음을 단서로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는 추적물이다.



유희제는 극 중 마약유통자인 공진욱 역으로 분했다. 흉터를 더한 파격적인 다크 스타일링과 함께, 첫 등장부터 마무리까지 형사 장재경(지성 분)과 마약 간의 커넥션 단서를 상징하는 미스터리한 존재감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SBS '커넥션'
사진=SBS '커넥션'

또한 묵직한 말투와 표정, 수준급의 액션감과 함께 캐릭터 본연의 순간적인 행동력과 지능, 의리파 성격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면서, 날카로운 신스틸러의 면모를 완성했다. 이는 '신병2', '이로운 사기' 등의 드라마와 '롱리브더킹' 등의 영화로 보여준 유희제 특유의 날카로운 순수감을 새롭게 입증하는 바가 되고 있다.

또한 2013년 뮤지컬 '호기심' 데뷔 이후 최근 연극 '쇄골에 천사가 잠들고 있다'까지 11년째 무대연기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이자 극단 '불의전차' 공동 대표 겸 제작 PD로서의 면모와 같은 수준의 매체 내공을 충실히 쌓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유희제는 인터뷰동안 유쾌하면서도 진중한 모습과 함께, 무대와 매체를 가리지 않는 자신의 연기소신을 드러냈다.

-대본 상 공진욱을 처음 봤을 때 어땠나? 캐릭터의 중점은?

▲초반 숨겨진 부분이 큰 미스터리한 인물이라 해석이 좀 필요했다. 대본상의 인물감각을 갖고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작품 전반에서의 역할을 들으면서 명확하게 만들어나갔다.

특히 고교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시점 속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에서 위화감이 없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등장만으로도 긴장감이 들 수 있도록 표정이나 말투 등에 무게감을 더했다.

사진=SBS '커넥션'
사진=SBS '커넥션'

-실제 두뇌보다 눈치나 생존지능이 높은 듯한 공진욱, 유희제의 해석은?

▲맞다. 생존을 위해 궁리를 거듭해온, 자신의 생존에 순수한 사람이다. 마약유통업자라는 설정 속에서도 누군가를 파괴하기보다 삶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들을 거듭하는 캐릭터감각이 그렇게 펼쳐지는 것이다.

아마 준서의 죽음이 없었다면 돈과 삶을 좇는 삶을 계속 살아갔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난이도 측면에서 어려웠던 지점은?

▲지성(장재경 역) 선배와의 호흡을 비롯해 액션이나 추격 등의 장면은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이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해온 운동과 현장감독님들의 도움으로 무리가 없었다.

그보다 어려운 건 통화신이었다. 상대역을 상상하며 스태프와의 조율로 맞춰나가는 장면들이었기에 톤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잘 붙어진 결과물들을 보고 방송 안에서 그래도 잘 이해하고 접근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통통배를 타는 것은 처음 해봤다. (웃음)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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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함 안에 순수함을 담고 있는 캐릭터들을 다수 맡아왔다. 그러한 프레임이 유지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평소 웃을 때는 해맑고 장난기 있어 보이지만, 인상쓰면 카리스마 있게 비쳐진다고 생각한다. 신병2나 롱리브더킹, 이로운사기 등은 물론 지금의 커넥션까지 매체 연기에서는 이러한 이중적인 측면들을 집중해주시는 것 같다.

매체연기에서 날 선 모습이 강조되다보니, 무대 위에서의 온화함이나 소년미는 조금 덜 알려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한 부분들을 모두 보여드리고, 다양한 매력을 기대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제게 과제가 아닐까 한다.

-실제 유희제는 어떤 인물?

▲일할 때는 스스로에게 냉철한 편이다. 작품이나 인물을 고민할 때 특히 그러하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가 제 캐릭터 호흡은 물론 작품 전반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일상적으로나 현장에서는 유독 풀어지려고 한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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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 속 장르물 비중이 많은데, 선택하는 기준? 캐릭터몰입은?

▲장르물에 잘 어울리는 얼굴이라 연락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선택할 때는 좋은 대본, 그 안에서의 제 역할 등이 어떻게 흥미를 끄는지를 핵심으로 둔다. 캐릭터를 완성할 때는 제 캐릭터의 존재이유에 집중해 대본에서의 첫 인상과 함께 제 성향과의 공통점을 찾고, 달라지는 포인트 부분을 가다듬는다. 평소에도 캐릭터라면 어떻게 할지 상상하면서 가다듬는 버릇이 있기에, 준비과정의 어려움이나 과몰입에 대한 부분은 없다.

-매체연기와 무대연기의 차이점은?

▲연기 매커니즘은 같다. 다만 무대 위에서는 시선이나 동작 하나마다 의미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에 매 무대가 다른 느낌이라는 것이다.

반면 매체연기로는 순간적인 집중과 함께 섬세한 감정연기가 가능하다. 눈빛과 떨림 등 집중력이 요구되는 연기들은 무대연기에서도 큰 자극제가 된다.

물론 매체연기를 시작하면서 조금은 여유가 생겼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까지 몰입했던 연기에 대한 재미는 여전하다. 앞으로도 무대와 매체 양측에서의 연기행보를 유지하고 싶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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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심있게 본 작품이나 장르는?

▲친한 동료인 이정하 배우가 출연하는 '감사합니다'를 유심히 봤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나오신 신하균 선배의 카리스마와 정하 배우의 순수한 눈빛이 잘 어울리더라.

또 최근 마무리한 '커넥션'의 모니터링도 거듭하고 있다. 아직 매체에 동화된 연기는 하지 못하는 것 같기에, 복기하는 느낌으로 재밌게 보고 있다.

-단편 등의 콘텐츠 연출계획은?

▲연극은 팀과 함께 10년정도 해왔기에 가능하지만, 매체는 아직 고려해본 적이 없다. 연극과 매체, 각각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나 분위기가 있는데, 제작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아직 연극의 매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

▲현재 연극 '펜스너머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해' 출연과 함께, '쇄골에 천사가 잠들고 있다'를 준비하고 있다. 또 매체연기도 준비중이다.

따뜻한 모습을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당장에 있긴 하지만, 굳이 꼭 하나를 짚어내기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와 함께 '유희제'라는 이름 아래 기대감과 궁금증을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