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GA)업계가 KB라이프생명 상품 불매운동을 추진한다. 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 GA KB라이프파트너스가 업계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고,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KB라이프도 자율협약 참여를 검토하며 수습에 나섰다.
14일 보험대리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GA 대표들은 회의를 통해 KB라이프 상품에 대한 '시장 제한'을 결정했다. GA대표들은 KB라이프파트너스에 이번 회의 내용을 전달하고, 자율협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대응할 예정이다.
시장 제한은 △상품 교육 금지 △설계 매니저 지원 거부 △시책 지원 연기 등 사실상 불매운동 수준의 조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GA업계는 KB라이프파트너스가 메트라이프생명 소속 설계사와 지점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지원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자율협약은 설계사를 영입할 때 정착지원금 등 과도한 스카우트 비용을 지급하는 관행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신사협정이다. 현재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보험사 자회사형 GA는 KB라이프파트너스가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설계사 규모는 영업실적으로 직결돼 대리점의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다만 KB라이프파트너스 설계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431명으로 경쟁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 2만2609명, 신한금융플러스 3691명, 미래에셋금융서비스 3210명 등) 대비 적은 상태다.
이에 KB라이프파트너스가 몸집을 불리기 위해 타사에서 고능률 설계사를 영입했다는 해석이다.
때아닌 불매운동에 KB라이프생명도 수습에 나서고 있다. 영업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GA들의 불매운동이 본격화되면 판매실적이 감소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실제 올해 4월까지 KB라이프가 대리점을 통해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265억원으로 전속 설계사 초회보험료(6억원)보다 40배 이상 컸다. KB라이프파트너스를 포함해 GA채널 의존도가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KB라이프생명 관계자는 “현재 자율협약 조건을 확인하고 있다”며 “GA업계 발전을 위해 협약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엔 한화생명에 대한 GA업계 판매 제한이 추진된 바 있다. 당시엔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자율협약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협약에 참여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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