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역에서 걸어 3분을 가자 리뉴얼 오픈 준비로 분주한 이마트 용산점 입구에 다다랐다. 매장 전면에 배치된 일렉트로마트 앞에는 젊은 고객들의 오픈런 대기줄이 길게 늘어졌다. 확연히 넓어진 신선식품 코너와 주류 매장에도 카트를 끄는 여행객과 가족 단위 고객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12일 기자가 찾은 이마트 용산점은 한채양 대표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리뉴얼 점포다. 용산점은 지난 2004년 오픈한 점포로 올해 20년차를 맞아 노후화 개선을 위해 첫 전관 리뉴얼을 단행했다.
용산점은 외관부터 '젊어졌다'는 이미지를 풍겼다. 인테리어와 안내 표지판 등 노후화된 내부 집기를 새 것으로 교체해 신선하고 쾌적한 느낌을 줬다.
특히 지하 1층으로 들어서는 매장 입구에 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를 전면 배치한 점이 눈에 띄었다. 이마트 용산점에 일렉트로마트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모는 약 590평 규모로 지하 1층 공간 절반에 달하는 크기다. 이마트는 그간 '전자 메카'로 불리는 용산 상권을 고려해 전자제품 판매를 자제해왔다. 일렉트로마트를 앞세워 같은 건물인 아이파크몰 7층에 위치한 하이마트와 본격적인 가전 판매 경쟁에 돌입한다.
일렉트로마트 내 애플 '에이스토어'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용산점 리뉴얼 오픈을 기념해 아이폰·아이패드 신제품 한정 특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맞은 편에 위치한 삼성 갤럭시 신제품 체험 부스에도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샤크, 로보락 등 해외 인기 브랜드 코너도 별도로 마련돼있었다.
일렉트로마트를 지나자 리빙 전문점 '자주', 반려용품 전문점 '미니 몰리스',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 코너 등이 나란히 배치돼있었다. 기존에 용산점 지하 1층 공간을 대부분 차지했던 비식품 영역을 줄인 대신 전문점 영역을 대폭 늘린 점이 특징이다.
지하 2층은 확연히 넓어진 그로서리 공간이 인상 깊었다. 접근성이 높고 아이파크 몰 내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은 용산점은 그로서리 구매 고객이 많은 점포로 분류된다. 기존 대비 식품 면적을 약 200평 가량 확대해 다양한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했다. 여행객이 많은 입지 특성을 고려해 주류 전문 매장을 대폭 확대한 점도 눈에 띄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밝혀왔다. 가격과 상품, 오프라인 체험 요소에 집중하고 나머지 불필요한 비효율을 모두 줄여 대형마트 만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미다. 용산점 또한 이같은 색채가 짙게 묻어났다.
이마트는 용산점 외에도 연내 죽전점, 문현점, 광주점 리뉴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용산점과 마찬가지로 3개 점포 역시 그로서리와 전문점에 방점을 두고 매장을 재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죽전점은 도심형 복합몰 '스타필드 마켓' 콘셉트로 내달 오픈 예정이다. 이마트는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신규 출점지를 확보하고 향후 최저가 식료품 전문 매장(HDS) 또한 선보일 계획이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