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전공의 사직 처리 시한을 15일까지로 정하면서 병원들이 이에 맞춰 사직서 수리를 추진하고 있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에게 오는 15일까지 복귀·사직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통보하고 있다. 전날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은 전공의들에게 최종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거나 의사를 표하지 않을 경우, 복귀할 뜻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자동 사직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전체 수련병원 211곳의 전공의 1만3756명 중 1096명(8.0%)만 출근 중이다.
앞서 정부는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요청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기한 연장 요청을 거부하고 15일을 재확인한 바 있다. 정부는 각 수련병원에 결원을 확정하고 17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으로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사직 후 1년 내 동일 연차·전공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전공의 수련 규정에 특례를 적용해 복귀하는 사직 전공의들이 9월부터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응하지 않으면 내년 3월 복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직 시점을 두고도 정부와 전공의들의 입장이 다르다. 정부는 6월을, 전공의들은 2월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사직서 수리가 인정되는 시점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지난달 4일 이후라고 밝혔다. 3일까지는 명령의 효력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반면 전공의들은 사직 시점이 6월이 되면 업무개시명령 불응으로 발생한 의료법 위반으로 법적 책임과 퇴직금 등 재정적 불이익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사직서를 낸 2월을 주장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수련병원들은 정부 방침에 따라 '6월 4일자'로 사직서를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의료 현장의 혼란은 계속되는 중이다. 고려대학교 의료원은 12일 응급·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진료 환자를 대상으로 무기한 자율 휴진에 들어간다. 의대 정원 증원과 전공의 사직 처리 등에 반발한 조치다.
앞서 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은 지난달 27일부터 개별 휴진을,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4일부터 진료 축소를 시작했다. 오는 26일에는 충북대병원 교수들도 무기한 휴진에 들어간다. 그러자 정부는 고대안암병원, 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교수들이 '휴진'을 선언한 수련병원에는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을 보류했다.
일부 강경파 전공의들은 단일대오를 유지하라고 압박하는 중이다. 최근 의료 현장에 남아 있거나 복귀한 전공의, 전임의, 집단 수업 거부에 참여하지 않은 의대생들의 실명이 게재된 텔레그램 채팅방이 등장했다. 이들은 실명을 공개하며 배신자 낙인을 찍고 있다. 정부가 이같은 행위를 경찰에 수사의뢰 하고 있지만, 여전히 조리돌림 글이 반복적으로 업로드 되고 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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