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교육, AI와 通하다]③최민규 튜링 대표 “AI도 수학 어려워해…어릴 때부터 재미 느끼도록 해야”

튜링, 오픈AI 협업 바탕으로 올해 말부터 해외 시장 진출
최민규 튜링 대표는 수학대왕 서비스를 출시할 때 데이터를 쌓기 위해 1여년 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학 데이터를 쌓았다. 오픈AI도 튜링이 가진 수학 데이터 등을 높게 평가했다.
최민규 튜링 대표는 수학대왕 서비스를 출시할 때 데이터를 쌓기 위해 1여년 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학 데이터를 쌓았다. 오픈AI도 튜링이 가진 수학 데이터 등을 높게 평가했다.

교육 현장에 인공지능(AI)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AI 수학 학습 플랫폼 '수학대왕' 서비스를 선보인 최민규 튜링 대표는 “AI는 교사의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라고 단언한다. 특히 수학 교육에 AI를 활용하면 교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학생 교육에 필요한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튜링 본사에서 최 대표를 만나 AI 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물었다. 튜링의 수학대왕은 생성형 AI 기술을 통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개념학습, 문제 풀이, 강의, 해설, 유사문제 풀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누적 가입자 수만 100만 명을 넘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에는 교사가 수학대왕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수학대왕 CLASS' 서비스도 출시했다.

최 대표는 수학대왕의 경쟁력으로 수학 문제를 앱으로 표현하는 노하우를 꼽았다. 학생들이 앱에서 수학 문제를 푸는 데 있어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게 구현했다. 최 대표는 “수학대왕 서비스를 준비할 때 사용자가 많이 쓸 수 있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췄다”면서 “학생들이 디바이스에서 필기하면서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에듀플러스][교육, AI와 通하다]③최민규 튜링 대표 “AI도 수학 어려워해…어릴 때부터 재미 느끼도록 해야”

이와 함께 학생들이 수학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문제 풀이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미 요소를 넣은 것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용자가 문제 풀이, 출석을 통해 다양한 퀘스트 통과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최 대표는 “학년이 어릴수록 학습에서 재미를 느껴야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다”며 “학습의 흥미와 꾸준한 학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수학대왕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AI도 언어보다 수학을 더 어려워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원래 수학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상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올 초 튜링은 오픈AI와 협업할 스타트업으로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최 대표는 “수학 분야는 논리적 추론과 추상적인 개념이 들어 있어 거대언어모델(LLM)이 적용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아온 분야”라며 “오픈AI는 튜링이 한국의 수학 교육 앱으로 GPT 기술을 활용해 수학 데이터뿐 아니라 많은 유저 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튜링은 앞으로 오픈AI와 협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도 준비한다.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B2B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오픈AI와 GPT에 관한 방향성, 사업화 전략, 스타트업과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며 “오픈AI 기술을 활용해 튜링의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AI를 교육 현장에서 활용하게 되면 교육 비용이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에듀테크 기업의 기술이 더해진 맞춤형 교육 콘텐츠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에듀테크를 활용하면 현재 교육 분야에서 문제로 지목된 공간의 격차, 시간의 격차, 비용의 격차를 줄여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대면 수업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에듀테크 기업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최 대표는 비대면 시대여서 살아남는 에듀테크 서비스가 아니라, 언제든 압도적으로 학생들이 찾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서 학생 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는 교사들이 AI교육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교육 현장의 상황에 맞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도 에듀테크 기업의 역량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시절 한국 수학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수학 과목에 두각을 나타냈던 최 대표에게 AI시대에 수학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를 물었다.

“최근에는 이공계 지식이 중요해지고 있어요.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대부분이 수학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에요.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산업 등 우리나라 대표 산업 기술의 기반에도 수학이 있죠. 학생들이 수학이 일상생활에서 왜 필요한지 깨달으면 수학 공부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최민규 대표

대구일과학고를 수석 졸업하고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전기정보공학을 전공했다. 2018년 튜링을 설립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