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권의 에듀포인트]〈36〉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선택 아닌 필수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실로 오늘날은 동영상 시대다. 신문이나 잡지, 책 등을 통해 글자(텍스트)로 무엇인가를 전달한다는 것은 오늘날 젊은 세대에게는 말 그대로 '올드'한 얘기다. 중·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과 20~30대 성인들도 쇼츠를 비롯한 동영상에 빠져 몇 시간을 소비한다.

이러한 시대에 발맞춰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도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동영상 홍보에 열을 올린다. 언론사도 자사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보낸 뉴스를 더 많은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1분 미만의 짧은 쇼츠로 재구성해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에 재배포한다. 그만큼 모든 정보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생산되고 유통, 소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유튜버는 이제 선망의 직업이다.

여기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장으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동영상은 누구나, 쉽게 생산·유통·소비된다. 동영상뿐 아니다. 웹툰, 웹소설 등 디지털 미디어 미디어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유통·소비하는 시대에, 이에 걸맞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을까. 학생들은 디지털 미디어에서 생산되는 콘텐츠를 적절하게 보고, 해석할 수 있는 디지털 문해력을 갖추고 있을까. 아니, 능력은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하더라도 이를 배우고는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우려한다.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 이제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 교사 중 상당수는 아직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해 생소해 하는 분위기다. 내년이면 초·중·고 학교 현장에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AI가 접목된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수업 질과 효과를 높이자는 취지다. 이처럼 수업 질과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검정된 디지털교과서 콘텐츠 외 외부의 디지털 콘텐츠를 보조교재도 활용하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교사나 학생이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하면, 자칫 잘 못된 교육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일부 학생들 중 편향된 정치 사고를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유를 물어보면 유튜버들이 그렇게 얘기한다는 것이다. 한 두 유튜버가 아닌, 여러명의 유튜버가 특정 정치 성향을 갖고, 세상을 분석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튜브 플랫폼의 기능 중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짜여진 알고리즘 기능 때문에 그러하다.

예를 들어 특정 콘셉트의 유튜버 동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계속해서 관련 콘셉트의 동영상이 추천 콘텐츠로 제시된다. 이를 계속 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해당 영상 내용에 대한 비판의식보다, 그 내용을 사실처럼 믿게 된다. 이 뿐아니다. 몇몇 잘못된 유튜버가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채 무분별하게 콘텐츠를 생산, 유통한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조회 수와 구독자 수가 늘어나면 마치 이러한 행동도 당연한 것 처럼 여겨진다.

이런 상태에서 이들이 사회에 진출하면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적절한 해석 능력을 갖지 못하게 된다. 특정 세력에 의한 여론 몰이에 휩쓸릴 수 있고, 스스로가 잘못된 디지털 미디어 문화를 만드는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초·중·고 학생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올바른 디지털 문해력을 갖게 해줘야 하는 이유다.

최근 교육전문기업 이티에듀가 한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아이돌 연습생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한 바 있다. 중·고등학생 또래 연습생들에게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올바른 해석 능력을 갖도록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한 연예기획사의 판단과 추진력에 박수를 보낸다. 최근 교육 전문 미디어 '에듀플러스'가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기획 시리즈 게재도 고무적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다양한 곳에서도 이뤄지기를 바란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