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이 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동물대체시험법의 국제 표준화에 나섰다.
생명연은 손명진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팀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함께 세계 최초로 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시험법 개발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의약품 개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효능과 위해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단계별로 세포, 실험동물을 거쳐 인간에게까지 적용하며 이를 검증한다.
첨단바이오 기술의 발달로 검증에 대한 수요는 날로 늘어나는 반면, 전 세계적으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면서 동물시험 최소화를 위한 대체(Replacement), 감소(Reduction), 개선(Refinement)의 '3R 원칙'이 새로운 규범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같은 추세 대안으로 인간 오가노이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체 장기를 모사해 동물모델 한계 중 하나인 종 간 차이를 극복할 수 있어 동물 대체시험이나 신약개발, 재생치료 분야 등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OECD는 지난 4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국가시험지침 프로그램 조정자 작업반 회의(WNT)'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간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간독성 평가방법에 대한 상세검토보고서 작성'을 신규 개발 프로젝트로 채택했다.
상세보고서 작성에는 OECD 사무국이 직접 참여하며, 생명연은 이번 신규 프로젝트 선정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개발한 오가노이드 기반 시험법이 국제 가이드라인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필요한 세부 정보와 시험법 등을 포괄적으로 OECD 사무국에 제안하고 개발에 협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생명연은 오가노이드 분야에서 다수의 우수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22년부터 식약처 '독성평가용 오가노이드 플랫폼 개발 연구' 사업(연구책임자 손명진 책임연구원)을 주관하며 첨단 독성평가 시험법 개발에 힘써오고 있다.
한편, 생명연은 최근 우리나라 식약처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시 오가노이드 등을 활용해 수행한 비동물·인체생물학 기반의 비임상시험 자료제출이 허용된 것을 계기로 간 오가노이드 기반의 간독성, 약효평가 서비스를 8월부터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에서는 생명연에서 개발하여 OECD 테스트 가이드라인에 제안한 간 오가노이드를 활용하여 간독성 평가, 간 질환 치료제 스크리닝, 치료제 효능평가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장성 원장은 “생명연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오가노이드 기반 시험법이 국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험법 표준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명진 책임연구원은 “오가노이드가 임상 전 단계인 임상 0상(페이즈 0) 플랫폼으로 활용되기 위해선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정확한 평가결과 도출을 위해 시험법과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충분한 참고물질 결과를 바탕으로 신뢰성 있는 평가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