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찾아오면 운동 의욕이 줄어들고 외부활동도 뜸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이번 폭염은 경제활동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폭염으로 농업 등 일자리가 감소했으며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도 두 달 연속 10만명을 하회해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량이 줄어들면 신체에는 잉여 에너지가 생기게 된다. 소모되지 않은 열량은 지방세포로 저장되고 뱃살을 증가시킨다. 문제는 복부 지방이 척추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배가 불러오면 자연히 몸의 무게중심은 앞으로 쏠리게 되고 신체의 균형은 무너지게 된다. 이에 척추가 앞으로 휘어지는 요추전만증의 발생 위험도 덩달아 커진다. 요추전만증은 허리가 앞쪽으로 과도하게 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히 장마 시즌에는 습요통(濕腰痛)도 빈발해 허리 건강 관리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습요통이란 높은 습기가 요인이 돼 발생하는 허리통증을 뜻한다. 또 장마철 낮은 기압은 디스크 등 허리를 지탱하는 조직에 압력을 증가시켜 통증을 초래한다. 이런 허리 문제들을 방치했다간 척추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가 제자리를 벗어나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허리 디스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만약 평소 느끼지 못했던 허리 통증이나 다리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현명하다.
다행히 허리 통증 환자 10명 중 9명 가량은 비수술 보존치료로도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이에 한의학에서는 먼저 추나요법으로 근육과 인대, 척추를 교정해 증상 악화를 막고 조직 회복을 촉진한다. 주요 혈자리에 실시하는 침치료는 과도한 근육의 긴장을 풀어내 통증을 완화한다. 병변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치료는 한약재 주요 성분을 함유해 염증 제거에 탁월하다. 여기에 백출, 진피, 두충 등 성질이 따뜻해 습기를 말리는 한약재를 활용한 한약 처방을 병행한다면 더욱 빠른 습요통 개선 및 척추 조직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한의학의 허리 통증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약침치료가 물리치료에 비해장·단기적인 측면에서 더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 잉여 에너지를 적절히 소모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더위가 심하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실내 체육시설에서 운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한 국내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햇볕은 체내 에너지 소모량을 늘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감량을 위해 노력 중이라면 무작정 해를 피하기 보다는 더위가 주춤하는 이른 오전 또는 늦은 오후에 가벼운 산책을 하며건강을 챙겨보길 권장한다.
윤문식 수원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