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보기에 구글의 성공은 너무나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구글을 만든 창업자조차 자신의 성공을 쉽게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중앙대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중대부고)에서 'IR52 장영실상 아너스 클럽' 회원 자격으로 고등학생 특강에 나섰다. 이번 특강은 아너스 클럽 의장인 이현순 중앙대 이사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안 의원은 특강에서 자신의 일대기와 함께 글로벌 기업 창업 사례를 들려주면서 학생들에게 실패의 중요성과 창의적 사고를 강조했다.
첫 번째 주제인 '인생의 점 잇기(Connecting the dots)'에서 조명한 인물은 애플의 창업가 스티브 잡스다. 안 의원은 “대학 1학년 때 중퇴한 스티브 잡스는 2학기에 들었던 폰트 수업을 떠올려 매킨토시에 적용했다”며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면 과거에 했던 일들이 지금의 성공과 전혀 상관없어 보일지 몰라도 미래 어느 시점에 결국 다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의원은 “어릴 때 경험한 실패의 경험은 나중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라면서 “인생은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안 의원 역시 의사, 개발자, 벤처창업가, 교수, 국회의원 등 다양한 이력을 거쳐온 인물이다.
안 의원은 스톡데일(Stockdale) 패러독스 사례를 소개하며 눈앞의 성공과 실패를 가릴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하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미국 통계를 보면 회사를 만들고 성공하기까지 7~10년 세월이 걸린다”면서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창업한 사람은 최대 3년밖에 버티지 못하고 실패하지만, 그 이상의 목적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아 성공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구글이 창업하고 3년쯤 지나 회사를 매각하려고 했지만 매수 가격이 낮게 책정돼 회사를 팔지 않았다”며 “단순히 돈을 더 벌기 위해 구글을 야후에 회사를 팔았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벤처 기업이 살아남는 힘은 단순히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다”라며 “그 일을 정말 즐기고, 의미 부여를 통해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오래 견딜 수 있게 되고, 비로소 성공의 단계까지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학생들에게 9개의 점을 4개의 직선으로 잇는 퀴즈를 통해 화두를 던지면서 '박스 속에 갇혀 생각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안 의원은 “출제자는 어떤 제한도 두지 않았지만 보는 사람들은 사각형 틀에만 매몰돼 사각형을 벗어나 직선을 긋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서 “기존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 수상자들도 기존의 수학적 이론에 얽매이지 않고 이론에서 벗어남으로써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열심히 인생을 살다 보면 내 인생은 언젠가 연결돼 있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며 성공 믿음을 가져야 한다. 타인이 강조하는 사고와 오류에 빠지지 말고 통념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다 보면 언젠가는 답을 찾을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창의적 사고를 주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