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이 길어지고 있지만 배터리 검사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 검사 솔루션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습니다.”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비전검사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피아이이 최정일 대표는 “독자적인 AI 솔루션을 기반으로 늘어나는 차세대 배터리와 반도체 검사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8년 설립된 피아이이는 머신비전, 영상처리,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이차전지 배터리 결함을 찾아내는 비전검사 솔루션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사람이 육안으로 이상 여부를 판단하던 것을 카메라가 초고속 촬영한 영상을 처리하고 결함을 자동 검출하는 알고리즘으로 솔루션화했다.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 모든 폼팩터에 대응이 가능하고 전극, 조립, 활성화 등 배터리 전 공정 검사가 가능한 강점을 바탕으로 국내 배터리 3사와 테슬라, BMW, 현대차, GM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회사를 창업한 최정일 대표는 과거 삼성SDI 1호 사내벤처로 분사한 반도체·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업체 디아이티를 공동창업한 바 있다.
이차전지 검사 솔루션이라고 하면 대부분 검사 장비를 떠올리지만 피아이이는 SW 솔루션만을 전문으로 한다. 앞으로도 장비 사업에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검사 솔루션 SW를 바탕으로 일본 키엔스나 미국 코그넥스 같은 글로벌 머신비전 기업이 장악한 시장에 도전한다.
최 대표는 “국내 장비 회사들이 검사 솔루션은 대부분 해외 상용 SW를 라이선싱해서 쓰다보니 기술이 종속될 수밖에 없고 이익률에도 한계가 있다”면서 “미국, 유럽, 일본의 회사들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해 실익을 얻고 있는데 한국에선 그런 회사가 나오지 않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는 “전방산업 투자가 줄면 소·부·장 기업은 고정비 부담에 많은 타격이 있지만 피아이이는 SW를 주요 제품으로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하고 대규모 투자 부담도 없다”면서 “구축한 플랫폼 위에 다양한 산업용 솔루션을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시장에서 쌓은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반도체 분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반도체 패키징 중요성이 부각되고 검사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관련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 대표는 “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유리기판 등으로 반도체 시장이 급변하고 패키징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맞는 검사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커지면서 관련 요청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배터리 산업에도 많은 기회가 남았다. 국내외 배터리 생산능력이 늘어나면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46파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같은 신제품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검사 수요도 생긴다.
최 대표는 “전기차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엑스레이 성능 향상으로 전수검사가 가능해지면서 배터리 검사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다”면서 “LFP 배터리는 재료 변화로 물적 특성이 달라지고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는 새로운 공정 도입에 따라 달라지는 검사 수요가 생기고 있어 이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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