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료원은 국내 병원 최초로 폐기될 유니폼을 수거해 새 근무복으로 재탄생 시키는 일명 'PET 화학재생' 사업을 실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속가능경영 일환으로 플라스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의류폐기물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려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병원 등 산하 병원에서 오는 23일까지 착용하지 않는 업무복을 수거한다. 대상 유니폼은 간호사복, 조무사복, 수술복, 일반업무원복 등 폴리에스테르 90% 이상인 9개 종류의 일상복 전체다.
이 의류를 코오롱으로 보내 화학재생 공정을 거쳐 12월까지 새로운 단일소재(모노머트리얼) 유니폼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협업하는 코오롱 미래기술원은 폴리에스테르가 주성분인 의류를 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로 분해하는 'PET 화학재생' 기술을 구현한다.
이후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가 실을 엮어내 직물은 만드는 과정을 포함해 가공, 봉제 등의 업무를 맡아 '친환경 미래병원 유니폼'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코오롱은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를 론칭하며 친환경 패션 브랜드를 키워왔다.
고대의료원이 코오롱과 협력하는 병원 근무복 화학 재생 사업은 국내 병원 중 최초 시도다. 이번 사업이 새로운 병원 근무복으로 재탄생하는 수량만큼 석유 원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의류폐기물 소각과 매립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저감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지구와 함께하는 기부 & Take' 캠페인이라고 명명했다.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ESG 경영을 실천하는 사회적 의료기관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생명존중의 가치와 인류의 건강한 삶을 지향하는 국내 최고의 사회적 의료기관을 구현해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ESG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와 탄소중립전략 보고서를 발행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에 적용 가능한 KUM-ESG지표를 개발해 공개한 바 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