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은 17일 전당대회 전 마지막으로 합동연설회에서 여론조사 1등을 달리고 있는 한동훈 후보를 집중 공격했다. 특히 이날 오전 방송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나경원 후보를 두고 본인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다고 폭로했고, 이에 나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해당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나 후보는 이날 오후 제5차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여당 법무부 장관이라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무력화와 공수처 무력화를 이유로 공소 취소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공소 취소는커녕 헌정질서 바로잡아달라는 말을 공소취소 '부탁'이라고 말한다”며 “우리 당대표 후보가 맞나. 보수가치에 대한 책임감도 보수공동체에 연대의식도 없는 당대표에게 당을 맡길 수 없다”라고 맹공을 이어갔다.
원 후보도 “자기가 옳다고 하는 주장을 하더라도 우리의 소중한 동지를 야당에 정치수사 대상으로 던져버린 것”이라며 “한동훈 리스크는 우리 당의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을 받아도 되고 자신을 겨냥한 한동훈 특검은 절대 못받겠다고 한다. 이런 사법리스크와 동지들을 악역으로 만드는 리스크를 안고 어떻게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한 후보는 이날 패스트트랙 관련해서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힘엔 △지구상 가장 가난한 나라를 10대 경제 대국으로 만든 실력의 DNA △권위주의를 끝내고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를 이뤄낸 의지의 DNA △애국심 하나로 지난 대선에서 똘똘 뭉쳐서 정권교체 이뤄낸 단결의 DNA 등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DNA를 제가 다시 일깨우겠다. 여러분의 전략적 사고, 굳은 의지, 실행력과 함께라면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후보는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장동혁·박정훈 최고위원 후보,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를 거론하며 “우리가 모두 스스로 폭풍 속을 무리 지어 나는 새가 돼 거대 야당의 입법 독재와 맞서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했다.
윤상현 후보도 이날 합동토론회에서 본인 정책 알리기에 주력했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괴멸적인 참패를 당했는데, 참패 전 수도권 위기론을 지도부에 거듭 전달했지만 묵살당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진짜 싸움은 수도권이다. 수도권을 이겨야 이긴다”라며 “당에 대한 문제점이나 민원들을 중앙당에게 알릴 수 있는 신문고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당원 중심의 정당, 윤상현이 만들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