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이 차세대 양자 컴퓨팅 핵심 소재인 '양자 스핀 액체'의 구현 가능성을 높였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박종래)은 손창희 물리학과 교수와 김흥식 강원대 반도체 물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코발트 기반 박막 벌집구조 산화물을 합성하고, 이를 이용해 양자 요동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박막 엔지니어링으로 합성한 코발트 기반 벌집 구조 산화물에서 잠재적으로 양자 스핀 액체 상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발트 기반 벌집 구조 산화물을 얇은 박막으로 제작해 결정 구조의 변형을 성공적으로 제어한 것으로 박막 벌집 구조의 격자 뒤틀림을 제어하면 양자 요동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스핀은 입자가 팽이처럼 돌면서 갖게 되는 양자적 특성이다. 양자 스핀 액체는 극저온에서도 스핀이 정렬되지 않고 양자 얽힘 상태를 갖는다. 이러한 새로운 물질 상태는 초고속 양자 컴퓨터를 비롯한 혁신적 통신 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양자 스핀 액체는 197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필립 앤더슨 교수가 처음 그 존재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구현이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양자 스핀 후보물질은 강한 양자 요동이 없어 스핀 정렬을 억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손창희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박막 구조에서 양자 스핀 액체 후보물질의 스핀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혔다”며 “양자 스핀 액체를 박막 형태로 구현하면 양자 오류 정정이 필요 없는 위상 양자 컴퓨터 구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포항가속기연구소 지원을 받았고,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7월 5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