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그려진 것처럼 범죄를 사전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CCTV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범죄 예방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CCTV 영상, 범죄통계정보, 측위정보 등을 분석해 범죄징후를 사전에 감지,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데자뷰' 기술 개발을 마쳤다고 18일 밝혔다.
범죄가 유형·방법·장소·시간 등 과거 패턴과 유사하게 반복돼 발생하는 것에 착안, 과거 상황과 현재를 비교·분석해 예측한다. 늦은 밤 과거 범죄가 발생한 한적한 곳에서 이전과 유사한 상황이 일어나면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식이다.
또 과거 범죄 등 통계정보를 학습한 AI가 실시간 CCTV 영상을 분석해 범죄 상황과 유사도를 비교·측정한다. 범죄나 재난 의심 상황을 식별·추적하고 행인과 차량 속성을 인지하는 등 전반적인 상황도 이해할 수 있다.
ETRI는 서울 서초구와 2018년부터 3년간 지역 내 3만2656건 CCTV 사건·사고 빅데이터를 분석해 범죄예측지도(PCM)를 개발해 활용했다.
PCM은 실시간 범죄 위험도를 화면에 제시해 관제사가 지역별 범죄 위험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PCM 범죄예측 성능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성능시험 기준 82.8%로 측정됐다.
데자뷰는 개인 중심 재범 예측 기술도 담고 있다. 재범 우려가 큰 고위험군 전자감독 대상자에 철저히 국한돼 대상의 이동 패턴에 따른 위험도를 분석한다. 생업 등을 이유로 주기적으로 이동제한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적절한 재범 위험도 파악·대응할 수 있다. 관련 위험도 분석 성능은 95% 수준이다.
ETRI는 각 지자체 및 관제 기관과 협력해 치안 현장에 특화된 범죄징후 감지 및 예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위험군 전자감독 대상자 일탈 행위를 사전에 인지·대응하는 AI 전자감독 기술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데자뷰 기술 상용화 시점은 내년 말로 보고 있다.
공항, 에너지 시설, 공장 등 국가기반시설 위험 사전대응 시스템, 국가 주요 행사 안전시스템, 선제적 경호 대응 등 안전서비스로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김건우 ETRI 인공지능융합보안연구실 책임연구원은 “미래형 첨단 사회안전시스템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