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주담대는 수요가 계속 늘 것으로 관측돼 가계대출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18일 각 은행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금융채 5년 기준) 신한은행 2.85% 우리은행 3.10% NH농협은행 3.19% 하나은행 3.21% KB국민은행 3.26% 순이다. KB국민은행은 18일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p씩 인상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가운데 5년 변동금리 상품의 대출금리를 0.2%p 상향 조정한다.
금융위가 연일 가계대출 증가에 경고 목소리를 내며 은행들이 금리 상승에 시동을 걸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데다 특히, 가계대출 중가 주범으로 지목 되는 주담대는 연동되는 코픽스 기준금리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 중이라 금리 인상 효과를 반감 시키고 있다.
은행권 역시 대출심사 문턱을 높일 방침이지만, 수요는 9월 전까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데 이견이 크지 않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과 신용카드회사 등 204곳의 국내 금융기관 여신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들은 3분기 가계 주택대출수요가 2분기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애를 먹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대외적으로는 내부통제 미비·이자장사 비판, 안으로는 연체율 관리에 고심 중이다. 은행권은 올 상반기 100억원대 대형 횡령·배임사건이 연달아 터진데다 홍콩 H지수 ELS 불완전 판매 등 내부통제 문제로 올 상반기 홍역을 치뤘다. 여기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며 '이자장사' 비판까지 감당해야하는 처지다.
가계대출·기업대출서 연체율이 늘어나 건정성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5월 기준 2개월 연속 상승한 0.51%다.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7%에 육박해 9년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연체율도 0.72%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고, 중소법인대출 연체율은 0.75%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