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국내 최초 공간오믹스 분석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기존 장비를 활용, 단백체 변화를 단일세포 해상도로 해석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뇌 면역세포에 의한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만한 기술로 여겨진다.

한국뇌연구원(원장 서판길)은 최영식 뇌발달질환 연구그룹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성균관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단일세포에서 공간 단백체를 분석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질량분석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전체와 전사체(RNA) 분석을 위주로 하는 단일세포 오믹스 분석 기술은 뇌질환뿐 아니라 생물학 연구에서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단백체는 유전체와 달리 중합효소증폭(PCR) 과정을 통해 양을 크게 늘리는 기술이 없어 연구에 한계가 있다.

국내 최초 공간오믹스 분석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국내 최초 공간오믹스 분석 기술을 개발한 연구팀.

최근 해외에서는 고가의 질량분석 장비를 활용해 단일세포에서 수천 개의 단백체를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이 개발되긴 했지만 조직내 세포 수준에서 위치를 고려한 분자정보를 식별·분석하는 공간 오믹스 분석 연구자에겐 별 도움이 안된다.

연구팀은 기존의 질량분석 장비를 활용, 하나의 세포에서 수천 개의 단백체 발현을 고속으로 정량 분석하고 공간 정보까지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뇌질환 모델동물에서 뇌 조직의 3차원 영상을 만드는 기술과 단일세포에서 단백체 분석을 하는 기술을 함께 개발해 뇌질환의 원인이 되는 신경회로의 3차원 이미지와 관련된 단일세포 단백체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단일세포 단백체 분석 원천기술의 개요.
단일세포 단백체 분석 원천기술의 개요.

연구팀은 현재 뇌질환이 시작되는 신경세포의 부위 규명에 대한 연구를 국내 바이오 기업 메테오바이텍이 개발한 공간 오믹스 장비를 이용해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이번에 개발한 단일세포 단백체 분석기술과 고해상도 세포 분리 기술을 활용해 세포 소기관의 단백체 분석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최영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일세포 기반 오믹스 기술이 거의 100%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간 오믹스라는 최신의 기술 개발에 필요한 단백체 분석 원천기술 개발을 국내 연구진이 단독으로 이뤘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뇌연구원 뇌발달연구그룹 장재명 연구원과 여승은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연구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분석 화학회보(Analytical Chemis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