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메타버스 오디오 장치로 가장 이상적인 스피커는?

김정배 지오드사운드 대표
김정배 지오드사운드 대표

최근 인공지능(AI)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기술은 메타버스다. 사용자가 메타버스 세계로 들어가려면 시각과 청각을 함께 지원하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필요하다.

HMD의 디스플레이는 해상도가 높을수록 가상세계의 화면이 선명하고 디테일한 표현이 가능해지며 몰입감이 높아진다. 청각을 담당하는 오디오 장치 또는 스피커도 마찬가지로 고해상이 돼야만 몰입감을 높일 수가 있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픽셀이라는 개념이 있기에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은데, 그렇다면 고해상도 스피커란 무엇일까? 이것은 음원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색감, 질감, 강약, 공간감과 보컬의 감정까지 생생하고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스피커다. 이것은 음원을 지연, 왜곡, 손실없이 원래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영역을 가청주파수라고 하는데, 20Hz부터 20kHz까지의 주파수 대역을 말한다. 이런 가청주파수 전체 영역의 원음을 왜곡없이 표현하는 것이 고해상도 스피커라면,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스피커의 응답속도에 해답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의 대부분은 응답속도가 빠르지 못하다. 이런 저해상도 스피커는 800Hz 이후부터는 지연현상이 발생하고, 1kHz 이후부터는 왜곡과 손실현상이 나타난다. 결국 고주파로 갈수록 원음을 그대로 재생하지 못하고 거친 소리가 나오게 된다.

고해상도 스피커는 응답속도가 매우 빨라 가청주파수 영역에서 지연현상 등이 없기에 원음을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 작은 볼륨으로도 전체 대역의 음악 청취가 가능하며, 작은 소리도 큰 소리에 묻히지 않고 분명하게 구분이 된다.

스피커의 역사는 벨의 전화기, 에디슨의 축음기 발명과 함께 시작했다.

독일의 에른스트 지멘스가 1874년에 무빙코일 변환기 이론을 만든 후, 1877년에 스피커를 발명했다. 1925년에는 미국 회사 GE의 연구진이 다이내믹(ED:Electro-Dynamic) 스피커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후에도 스피커는 발전을 거듭했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절대 다수의 스피커는 여전히 다이내믹 스피커다.

1953년에는 미국의 아서 잰슨은 정전기식(EST:Electrostatic Technology) 스피커에 대한 특허를 받았고, 1957년에 영국 회사 쿼드가 정전기식 스피커를 출시했다. 1955년에는 미국의 휴 놀스가 보청기용으로 밸런스드 아마추어(BA:Balanced Armature) 스피커를 발명했다.

1972년에는 영국 회사 와피데일이 스피커의 두께를 낮추고 음질을 향상하기 위해 평판자력형(PM:Planar Magnetic) 스피커를 출시했다. 이렇듯 스피커는 음질을 개선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이후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CD 플레이어, MP3 플레이어가 발명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스탠드형으로 만들어진 스피커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에 적용되어왔다. 음질보다는 이동의 편의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디지털 음원 시장의 급성장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이어폰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블루투스 기술을 활용한 무선 이어폰이 대중화되면서 이어폰 사용의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 이 뿐만 아니라,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도입돼 이어폰을 통한 음악 청취 경험이 향상됐다. 이렇게 스피커 시장은 편의성과 음질을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요구에 발맞춰 2014년에는 현 지오드사운드 연구진이 정자기식(MST:Magnetostatic Technology) 스피커를 발명했다.

그 외에도 언론이 신기술로 소개하는 스피커로는 압전 스피커, 골전도 스피커, 플라즈마 스피커가 있다.

압전 스피커는 PZT와 같은 특수한 금속에 전압을 가하면 수축 또는 팽창이 된다는 원리를 이용해 만든 스피커다. 이것은 스피커를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저음 영역의 음압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일반적인 스피커로는 사용되지 않는다.

골전도 스피커는 음파를 두개골을 통해 내이로 보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귀를 개방한 상태에서 들을 수 있다는 특수목적에는 의미가 있으나, 진동판이 없어 소리생성 효율이 떨어지고 음질이 좋지 않다.

플라즈마 스피커는 전기 플라즈마의 크기에 따라 공기의 압력을 변화시키는 스피커다. 질량이 없는 플라즈마로 진동을 만들어 이상적인 음향 생성이 가능하지만, 주변 공기를 오존과 이산화질소로 이온화하기에 상업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디오 장치 기술적 비교
오디오 장치 기술적 비교

◇오디오 장치에 대한 기술 비교

오디오 전기신호가 음향으로 바뀌는 에너지 변환 과정을 음향변환이라고 한다. 여기서 비교하는 스피커들은 음향변환 원리도 서로 다르며, 음질도 다이나믹 스피커 대비 동일 이상으로서 메타버스의 오디오 장치로 사용 가능한 수준의 것으로 선별했다.

따라서 필자가 기술적으로 비교하려는 스피커는 5가지 스피커인데, 이들은 다이내믹(ED) 스피커, 밸런스드 아마추어(BA) 스피커, 평판자력형(PM) 스피커, 정전기식(EST) 스피커 및 정자기식(MST) 스피커다.

1. 다이내믹 스피커

ED 스피커는 영구자석과 전자석으로 구성돼 있다. 영구자석 위에 원형코일로 만든 전자석을 놓으면 전류의 방향에 따라서 서로 밀고 당겨서 물리적으로 이동을 한다.

구체적으로는 플레밍의 왼손법칙에 의해서 코일이 움직인다. 이 코일에 얇은 진동판을 붙이면 진동판도 함께 움직이며 소리를 진동해 음향을 만든다.

이를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코일에 전기신호가 들어간다→ 코일이 움직인다→ 진동판이 움직인다 → 음향이 생성된다.

과정이 복잡하면 에너지의 누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코일은 구리와 알루미늄 합금의 금속 덩어리인데, 오디오 전기신호가 느릴 때는 잘 따라서 움직일 수 있으나, 고주파로 갈수록 즉시 따라가지 못하고 지연현상이 나타난다. 심지어 영구자석 위에서 전자석이 움직이면 역기전력이 발생하여 움직임을 더욱 방해한다.

이렇듯 여러 방해요소에 의해 전기신호는 온전히 동일한 형태의 음향으로 변환되지 못하고 지연, 왜곡, 손실이 발생한다. 이것은 우리에게는 선명하지 못한 거친 소리로 들린다.

이를 해결하려면 진동을 생성하는 동적 질량이 가능한 작아서 빨리 움직여야 한다. 이상적인 모습은 중간 매개체 없이 오디오 전기신호가 진동판을 직접 움직이는 것이다.

위의 비교 〈표〉를 보면서 ED 스피커의 특성을 정리해 보자. 음향변환 경로는 복잡하다. 진동생성은 중간에 코일의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간접적이다. 그 결과 음향신호의 손실과 왜곡은 크다. 그래도 구동전압이 높지는 않고 생산 가격도 높지 않다. 음향의 해상도 측면에서는 저해상도다.

2. 밸런스드 아마추어 스피커

BA 스피커에서는 아마추어라 불리우는 금속 막대가 코일과 함께 있는 영구자석에 의해 코일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며 붕 떠있다. 코일에 오디오 전기신호가 흘러 전자석이 되면 아마추어는 균형이 깨지면서 진동운동을 하고, 그 진동이 가는 바늘을 통해 진동판으로 전달돼 소리를 낸다.

BA 스피커의 동적질량은 아마추어+바늘+진동판의 질량인데, ED 스피커의 동적질량인 코일+진동판의 질량보다는 가볍다. 따라서 전기신호를 음향으로 변환하는 효율이 더 뛰어나고 음향 해상도가 높다.

〈표〉를 보면서 BA 스피커의 특성을 정리해 보자. 음향변환 경로는 복잡하다. 진동생성은 중간에 아마추어와 바늘의 움직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간접적이다. 그 결과 음향신호의 손실과 왜곡은 어느정도 있다. 구동전압이 높지는 않지만 생산 방법이 복잡해 가격은 높다. 음향의 해상도 측면에서는 ED 스피커보다는 높아 중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3. 평판자력형 스피커

PM 스피커에서는 구불구불 패턴화 된 도선이 얇은 진동판에 붙어 있다. 오디오 전기신호가 진동판의 패턴을 통과하면 자기장이 진동판 내부와 그 주변에 유도된다. 진동판 주변에는 영구자석이 위치하고 있기에 진동판은 자석에 의해 밀고 당겨지며 이동한다.

이 스피커의 동적질량은 도선+진동판이 되며 ED 스피커나 BA 스피커에 비해서 동적질량이 작기에 응답속도는 더 빠르며 음향 해상도도 높다.

〈표〉를 보면서 PM 스피커의 특성을 정리해 보자. 음향변환 경로는 도선의 움직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하다고 볼 수는 없다. 진동생성도 간접적이다. 그래서 음향신호의 손실과 왜곡은 어느정도 있다. 구동전압이 높지는 않지만 생산 방법이 복잡해 가격이 높다. 음향의 해상도 측면에서는 BA 스피커보다는 높아 고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4. 정전기식 스피커

EST 스피커의 진동판은 전도성 물질로 코팅되어 있는데, 높은 DC 전압을 걸어서 양전하로 대전 시킨다. 진동판은 거대한 축전지(커패시터) 역할을 하는 두 도체 평면 사이에 놓여 있다. 두 도체 평면에 위상이 반대인 차등신호로서 오디오 전기신호를 보내면 이미 양전하로 대전된 진동판은 한쪽 판에 의해 밀리고 반대쪽 판에 의해 당겨진다.

전기장에 의해 진동판이 직접 움직이면서 발생된 음향은 오디오 전기신호와 동일한 파형을 가지게 된다.

동적질량은 진동판 자체이며, 음향을 만드는 매개체가 없어 응답속도가 매우 빠르기에 EST 스피커는 이상적인 스피커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높은 DC 전압이 필요하므로 소형화가 불가능하여 편의성 측면에서는 상당히 불리하다.

〈표〉를 보면서 EST 스피커의 특성을 정리해 보자. 음향변환 경로는 오디오 전기신호에서 바로 진동판의 진동이 나오므로 단순하다. 진동생성은 매개체가 없으니 직접적이다. 음향신호의 손실과 왜곡도 극소화 된다. 그러나 높은 DC 전압이 정전기를 만드는 것이니 구동전압은 높으며, 가격은 스탠드형은 수천만원대이고 이어폰도 수백만원대로 매우 고가다. 음향 해상도 측면에서는 PM 스피커보다 높기에 초고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MST 스피커는 초고해상도 음질을 생성할 수 있고 소형화가 가능해 편의성도 우수하다.
MST 스피커는 초고해상도 음질을 생성할 수 있고 소형화가 가능해 편의성도 우수하다.

5. 정자기식 스피커

MST 스피커의 진동판은 매우 얇은 금속박막 재질로서 자기장 내에서는 빠르게 자화 되고 자기장이 사라지면 빠르게 자성을 잃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진동판 상하에는 원형 코일 한 쌍과 원형 영구자석 한 쌍이 함께 있다.

상하의 코일에는 오디오 전기신호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흐르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전기신호에 따라서 진동판은 N극 또는 S극으로 자화가 된다. 한편 상하의 영구자석은 동일한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정자기장은 한쪽 방향으로만 흐른다.

정자기장 안에 놓여 있는 진동판은 극성이 바뀜에 따라 상하로 진동한다. 이렇게 자기장에 의해 진동판이 직접 움직이면서 음향이 발생하게 되므로, 이 음향은 오디오 전기신호와 동일한 파형을 가진다.

MST 스피커의 동적질량은 진동판 자체이며, 음향을 만드는 중간 매개체가 존재하지 않기에 EST 스피커와 마찬가지로 이상적인 스피커다. 동적질량이 작으므로 응답속도는 매우 빠르며 음향해상도도 매우 높다.

〈표〉를 보면서 MST 스피커의 특성을 정리해 보자. 음향변환 경로는 오디오 전기신호에서 바로 진동판의 진동이 나오므로 단순하다. 진동생성도 매개체가 없으니 직접적이다. 음향신호의 손실과 왜곡도 극소화 된다. 정자기장은 영구자석에서 나오므로 추가 에너지가 필요 없으니 구동전압도 낮다. 구조도 단순하니 가격도 낮고 소형화가 가능하다. 음향 해상도 측면에서는 EST 스피커와 동일하므로 초고해상도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MST 스피커는 초고해상도 음질을 생성하며, 소형화가 가능하여 편의성도 우수하므로 메타버스의 오디오 장치로서 가상 이상적이라고 할 만하다.

김정배 지오드사운드 대표 jb.kim@geodesound.com

MST 스피커 : Big Size
MST 스피커 : Big Size

〈필자〉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부터 13년간 삼성종합기술원(SAIT)에서 전문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얼굴인식과 의료영상처리와 같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해 반도체, 스마트폰, 의료기기 등에 적용했으며, 70여건의 논문을 발표하고 14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삼성학회 논문상 금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영상인식 AI 벤처기업인 알체라를 창업하고 대표로서 경영하면서, 스노우카메라의 지능형 증강현실(AR) 기능을 개발했고, 얼굴인식 기술을 인천공항 등의 공공시설, 핀테크, 민간시설 등에 적용해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코스닥에 기술특례 상장을 했다. 2021년에는 세계 최초 MST 스피커를 연구 및 생산하는 기술벤처인 지오드사운드를 창업하고 대표로서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