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하늘' 보름만에 자동차 침수피해 320억원…내년 車보험료 오를까

지난해 6~8월 175억, 큰 폭 상회
내달 태풍 등 피해땐 금액 눈덩이
빅4 손해율 손익분기점 80% 육박
내년 보험료 인상 요인 작용 우려

사진=게이티미지뱅크
사진=게이티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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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를 동반한 장마가 지속되면서 자동차 침수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과 함께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6일부터 전일 오후 3시까지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2개사가 집계한 차량 침수피해 건수는 총 3496건으로 추정 손해액은 317억94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여름(6~8월) 침수피해가 2395건에 175억원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보름 만에 손해액이 80% 가깝게 증가한 셈이다.

이달 초 충청·전라권에 쏟아진 폭우에 이어 최근 수도권에도 호우가 집중되면서 차량 침수 피해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아직 장마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 수도권과 강원 영서지방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비가 내릴 예정이다. 통상 8~10월에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커 향후 몇 달간은 차량 침수 피해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22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겪은 만큼 보험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8월경 발생한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1686억원 역대급 손해가 발생했다. 당시 침수 피해 건수는 2147건이었다. 이로 인한 손해율 증가율은 1%가량으로 올해도 비슷한 수준 손해율 상승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자료:손해보험협회)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자료:손해보험협회)

이미 지난달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적정 손해율 수준인 80%에 육박한 상태다. 지난달 기준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는 상위 4개사(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상반기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79.2% △DB손보 78.7% △현대해상 80.7% △KB손보 79.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삼성화재 77.0% △DB손보 77.3% △현대해상 77.4% △KB손보 77.0%) 대비 모두 상승한 상태다. 이달과 향후 손해까지 고려하면 올해 손익분기점이 무너질 개연이 큰 상황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바탕으로 매년 보험료를 책정한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보험 관리에 소요되는 사업비까지 고려했을 때 손해율 80% 정도가 보험사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향후 손해율 악화가 자동차보험 적자와 내년 보험료 인상으로까지 이어질 개연이 크다는 의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는 일정 지역에 급격히 많은 비가 내리는 국지성 호우가 지속되고 있어 보험사나 소비자 입장에서도 피해에 대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업계 전체가 손해율 방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