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부 의대 교수 사이에서 일고 있는 '수련 보이콧' 움직임에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라며 가시화될 경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내달 중 전공의 처우개선, 필수의료 수가 체계 개편 등 4대 개혁과제에 대한 추진방안도 공개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3일 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일부 의대 교수들이 하반기에 모집될 전공의의 교육과 지도를 거부하는 '수련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며 “환자의 불안과 불편을 외면하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대다수 의대 교수들의 뜻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며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지속 설득하고 용기를 내 의료현장에 돌아온 전공의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현명한 스승과 선배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도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출신 학교나 출신 병원으로 제자들을 차별하겠다는 성명은 의학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자로서 온당한 태도가 아니며 헌법적으로나 인권적 가치에도 반한다”며 “각 병원은 전공의법에 따라 수련 계약과 수련 규칙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수 보이콧이 가시화될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공의 모집이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 복귀 불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만큼 사직 전공의들이 모집에 지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복귀 전공의들의 입영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다만 '사직 후 1년 이내 동일 과목, 동일 연차 복귀 불가' 원칙을 제외하는 특례를 내년 상반기 모집에는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3개월간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한 4대 개혁과제에 대해 8월 말까지 법령 개정안과 재정투자 계획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전공의의 과도한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임상역량을 키울 수 있는 수련체계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 이어 전문의 중심 상급종합병원 전환 방안과 필수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체계 혁신 방안,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조 장관은 “정부는 비상진료개책 운영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미복귀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계속 설득하고 노력하겠다”며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는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