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AI 디지털교과서 전면 전환은 예단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AI 디지털교과서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정흔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범주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송근상 교실혁명 선도교사,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 김현주 교육부 교육콘텐츠정책과장,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 박성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보호정책과 사무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이후 서책형 교과서를 폐지하고 AI 디지털교과서로 전환할 것이냐는 질문에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후에도 서책형 교과서는 병행 사용한다. 현장 교사가 서책형 교과서든 AI 디지털교과서든 필요한 것을 쓰면 된다”면서도 “AI 디지털교과서 전면 전환은 예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 디지털교과서의 실물을 본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AI 디지털교과서 프로토타입을 체험해 본 결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맡기기엔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다”면서 “교사, 학부모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말했다.
주정흔 서울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AI 디지털교과서, 안전한 교수-학습을 보장하는가?' 발제를 통해 “EU 인공지능법을 보면 AI 디지털교과서에 포함된 정보 가운데 학습 태도, 관심사, 학습활동 상태, 학업 정서 등의 분석을 AI 시스템으로 작용하는 것은 고위험으로 분류되는 민감 정보”라며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통해 대입 체계를 바꿀 것이라는 주장은 위험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 선임연구위원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통해 개인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도 이어갔다. 그는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학생별 교육 속도만 다를 뿐 사회에서 원하는 지식은 같기 때문에 결국 획일적인 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범주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AI 디지털교과서 정책 추진 현황 및 쟁점'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AI 디지털교과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적 효과를 예증하기는 어렵다”며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AI 디지털교과서의 법적 지위, 개인정보 보호법, 가격 정책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조사관은 “AI 디지털교과서의 가격 고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예산 편성 미스 매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추경 활용 등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디지털 기기 노출에 관한 중독, 과몰입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윤경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장은 “최근 내부에서 실시한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학생들이 스마트 기기를 활용했을 때 시력 약화, 거북목 유발, 정서발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반대 목소리가 높다”면서 “일상에서도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학교에서까지 사용하는 것이 맞냐”고 주장했다.
이에 관해 김현주 교육부 교육콘텐츠정책과장은 “우리 아이들이 휴대폰으로 유튜브, 게임과 같은 소비만 하고 디지털을 활용하는 방식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면서 “AI 디지털교과서는 공교육을 통해 디지털 활용 방식을 가르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교육 전문가인 일선 교사의 참여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근상 교실혁명 선도교사는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를 개발할 때 교육전문가인 교사와 상의를 해야 했었다”며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교사가 얼마나 참여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